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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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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BY 큰돌 2004-02-19

난 어릴때 춘천에서 젤 높은곳 그래서 여름에는 춘천 시민이 물을 다~쓰고 잠이들어야 나머지 물이 수압에 의해 올라올수있는그런 높은곳에 살았다

집들은 듬성듬성 업자들이 짓다가 망해서 도망을가고 사람들은 여기저기 짓다만 집들을 나름대로 수리하고 두들기고 어디서 고물을 주워다 고치고 해서 살던 동네다

난 그런동네에 아버지가 집을 하나 얻어서 꾀죄죄한 이삿짐을 가지고 그 곳에 도착을했다

문도 망가지고 부엌문은없고 창문도 먼저 온 사람들이 다~띠어가고 바람만이 씽씽 불어 제꼈다.

하룻밤 을 자고 아버진 여기저기 하루종일 그 작은 허리를 구부리고 망치에 못에 나무 그리고 줄 벤찌 등등 여러가지들의힘들빌어서 고치셧다

변소는 공중 변소

누가 청소도 안하고 가는길도 없다 그저 개인적으로 풀을 눞히며 가야 했다 그 변소올라가는 (그러니까 방으로 말하면 문지방)게 얼마나 높던지 지금도 키가 작은 난 손으로 깨끗한 곳을 골라서 짚고 올라가 궁뎅이를 요리조리 그곳에 맞추려 해쓰면서 고개를 숙이고 보면서 볼일을 봤다

그럼 볼일이 끝나면 얼굴은 빨개지고 숨이 찬다

얼마나 고된 하루이던지 그런날은

하여간 다시 앞으로 돌아가서 그 수돗물이 문제였다

가난하고 어렵고 힘 없는 사람들이 모여 살으니 딱히 대들곳이 어딘지 누가 어떻게 말을해야 하는지 어느 관청으로 가는건지 어떤식으로 건의를 해야 하는지 다들 몰랐다

아니 모르는게 아니라 그럼 그나마  월세 없이 살던 이 좋은 집에서 ? 쫒겨나야 하니 누구 하나 말할사람이 없다

그러니 자연히 시에선 신경도 안쓰고 될대로 대라는 식이엇던것 같다

여기저기 빈 땅에는 보리를 심어서 사오월이면 누렇고 퍼런 보리들이 섞여서 물결을이루고있을대 우린 기름초롱가운데에다 가로질러 나무를 박아서 어깨지게에 양쪽끝에 낚시 바늘처럼 고리를 만들어 양쪽에 초롱을 매달고 어깨에 지게를 메고 매일저녁 동네에 하나밖에 없는 가느다란 수돗가에 가면 동네 사람들의 초롱에, 바가지, 들통 ,다라 등등 여러가지로 줄지어 세우고 차례를기다린다

어린 나도 그 대열에 초롱을 갓다놓고 집에와서 저녁을먹고 설거지를 하고 나가면 벌써 내차례가지나서 초롱은 저 멀리 누가 밀어놓고 다 물을 받아간다

어린 난 그래도 말도 못하고 "어 여기 저 그릇 뒤에 우리꺼엿는데 누가여기 갓다놧지 ?"그러면 아무도 모른척 외면을하고 만다 그럼 난 그 무언이 내말이 맞다는뜻으로 알고 앞으로 바짝 갖다놔도 아무소리도 안한다

그렇게 해는 지고 저녁이 되면 아이들이 수돗가에 모인다

다들 차례를 새치기 당할까바 오는것이다

아이들은 그걸 알면서도 서로 먼저 와야 될것 같은 맘으로 여기저기 골목에서 나온다

그리곤 누구랄것도 없이 둥그렇게 모여서 가위 바위 보로 술래를 정하고 모두 숨는다

깨진 항아리 , 해가 져서 들어가면 문둥이가 있다고 말하는 보리밭, 그리고 무너진 집 아궁이, 보리밭뒤 언덕위 소나무 뒤 ,수돗가 뒤 변소간 ,작은 야산에 화초장(옛날의 상여집) 그리고 어떤아이들은 집으로 간다

이렇게 술래는 밤새도록 익어가고 점점 술래는 우리들을 찾지못한다 보리밭도 상여집도 깨진 항아리도 알면서도 못 간다 무서워서 "나 니네 거기 숨은거 다 알어 빨리나와 그럼 안찻은걸로 할께 <<<< 빨리 나와라<<<<< "

그럼 그 소리 들은 우리들은 "그럼 누가 어디 숨엇는지 말해 그럼 나갈께"

술래는기다렷다는듯 "숙자 영숙이 옥자는 항아리 뒤에있구'

"기찬이하고 영경이는 보리밭에 숨자고 한소리 내가 들었다 "

'젤로 늦게 나온애를 술래로 정할꺼야 "

그럼 서로 먼저 나오느라 항아리는 와장창 깨져버리고 보리밭은 낼 아침에 영락없이 어른들한테 한욕 들어야 하고 화초장에 숨은 애들은 벌써 나와있다

이렇게 달이 뜨고 보리알이 보일듯하면 수돗가에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고 난 내차례에 물을 받아서 그 작은 난 어깨를 짓누르듯 아픈걸 참고 가득 가득 물을 담아서 진다

첨에는 넘어지고 다리도 삐고 물은 다 쏟아서 집에 와보면 한바가지나잇을라나 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 달빛에도 물 한방울 흘리지도 않고 숨을 몰아쉬며 한번도 안쉬고 집에 온다

부뚜막 항아리게 물을 부울때면 힘도 들고 숨이 차서 죽겠지만 깡총발로 발발 떨면서 한초롱을 들어서 부뚜막에 놓고 한숨돌리고 들어서 항아리에 겨우 올리고 한손으로 초롱바닥을 들으면 물이 항아리로 쏟아진다

순간적으로 가벼워지고 물소리도 없다

그렇게 힘들게 지고 온물이 금새 컴컴한 항아리 속으로 들어가고 난 빈초롱에 올라앉아 숨을 내쉰다

그리곤 항아리속을 머리를 디밀고 본다 얼마나 차야 하는지 얼마나 찻는자 궁금해서다

그렇게 몇번을 오고가면 항아리는 차고 초롱에도 가득 채워놓고서야 저녁잠을 청하러 들어간다 방으로

옷은 앞이 다 젖어있고 양말에는 모래알이 물에 튀어서 얼룩얼룩하다 엄마몰애 벗어 털어서

마루구석에 놓고 잔다 낼 다시 신어야 하니까 ...

그때 그 지게와 초롱이 지금은 아름답고 정겨운 눈물로 남아있다

그아이들도 보고싶어 하나하나 이름을 가만히 불러본다

어디서 잘들 사는지 ...

아마 내가 사이버 작가다 되었다면 걔네들이 알기나 알까 ....

그저 키 작고 못생긴 나로 그 옛날 그 옥이로만 생각할것이다

난 그래도 그 옥이가 좋다 불쌍해서 좋고 미련스러울만큼 착하고 순진해서 좋다

지금도 내가 좋다 푼수처럼 애기 같다고들 하지만 그런내가 좋다

똑똑한 사람들 양식먹는것보다 보리쌀 삶아서 밥에 넣고 돼지기름 넣오 김치 볶아서 먹는 지금의 옥이를 난 사랑한다 앞으로도 계속 사랑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