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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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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고려 청자


BY 연하 2003-11-15

원래 예쁜 그릇이나 우리 나라 도자기를 좋아했다.   요즘 같은 계절엔 손으로 빚은 투박한 컵에 쌍화차나 감임차 한잔을 온갖 분위기를 잡으며 음미하는 기분은 .....

올봄부터 생활도자기를 배우러 다녔다.  매주 주중에 하루를 시간을 내어서 아무런 조건없이 허심탄히  입으로는 수다와 손은 꼼지락 꼼지락 작은 컵이며 대접과 향초와  접시들을 만들었다. 몇달지난뒤 조금 실력이 늘었다고 백자로 된 화병과 청자로된 그릇들과 생선접시들을 집으로 가지고 와서 아침, 점심, 저녁요것 조것 그릇에 담는 재미와 동네 아줌씨들 과일 접시로 봄여름가을이 행복하였다

큼직한 냉면기에 와 많이도 먹는다고 흉볼정도  국수를 말아 먹고 가을엔 축령산 산기슭에 지천에 널린 쑥부쟁이꽃들을 내가 만든 화병에 옮겨 놓고  아침 저녁 음~~ 햐 하면서 향기에 취해  혼자만 행복했었다.

사실 결혼하여서 아이들키우면서 내가 내 주위 사람들에겐  항상 보살펴주고 응석 받아주고  보듬어 주고 내 손길이 가야만 되는 생활을 하면서 살았는데 도자기를 만들면서는 내  자신을 스스로가 가꾸고 사랑하고 아낄줄 알게 되었다.

나에게도 나만의 향기가 있고 냄새가 있고 분위기가 있는데 와 얼마마큼 잠시 접어두고 살았던가...

어저껜 옹기토로 흔히들 생가나는 고려 청자모양으로 나도 길쭉한 도자기  한번 만들어 보았다.

오전 부터 오후 5시까지 크지도 않은 작은 도자기를 가지고 낑낑거리면서 꼭 내 자신이 도예가가 된것인냥 푹 빠져서  흙만 만지고 있었다.

이 순간 만큼은 모두 잊어 버리고 (딸 피아노 숙제  아들 유치원까지)모두  잠시 뒤로 미루고 싶어도 현실은 ... (요즘은 도자기만든곳으로 딸아들 모두 오라고 함.  모두들에게 양해를 구함.  다행히 엄마가  무엇을 배운다는 점을 아이들은 많은 점수를 주는 듯)

오후 내 내 주물럭 거려서 완성한 도자기는 정말로 근사! 근사했다.  혼자 만족하여 흥얼 흥얼 거리면서 싸인을 어떻게 하면 멋있는 작품이 될까를 연구하였다.

그러면서 속으로 지금이라도 도예과로 공부를 해 볼까 하는 생각도 들고

이러면서 아 다른 사람이 나를 보듬어 주고 사랑해 줄때를 기다리지 말고 스스로 살아가면서 나를 소중이 여기고 나 자신을 보듬고 사랑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내 주위의 사람에게도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 아닐까 한다.

내 동생 말대로 내 인생도 뽀다구가 나지 않을까?

혹 주절 주절 거린 이글을 읽은 분들께 내가 만든 예쁜 컵에 잣동동 호두동동 대추동동곁들인 쌍화차 한잔 대접해 드리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