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빼로 데이가 며칠 안남아서인지
읍내 꽃집에 갖가지 모양의 선물들이 쌓여있는데
그 중에 눈에 띄는 상품이
박카스병에 들은 사탕,
속청 병에 들은 쵸콜릿,
약국에서 방금 조제한 듯한 사랑의 묘약.
그리고 내 눈을 확 끌어잡은 비아그라.
약봉지에는 <너에게 힘이 되길 바래.>
<땡기는 대로 드세요!>
<네가 힘들 땐 너에게 힘이 되어줄께!>
한봉지 사들고 남편에게 문자를 날렸다.
나...오늘 화궁에서 비아그라 샀다.
여느때 같은면 금방 답이 날라왔을텐데.
이 남자 충격받았는지
한참뒤에 답이 왔다.
그건...왜?
밤늦게 들어 온 남편한테
비아그라 들은 약봉투를 들이밀었다.
이 남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더니
책상 위로 쓰~윽 밀어 놓는다.
"물 갖다 줄까...?"
(매우 짧게)"아니!"
"먹어 봐."
"......."
"먹어 보라니까....?"
"............"
"............."
"근데....이렇게 많은 거 한꺼번에 다 먹어야 돼?"
약봉지 안에는 흰색, 노란색, 분홍색 갖가지 색의
동그랗고 길쭉하고 마름모 모양의 다양한 형태가 있건만
이 남자 정말 비아그라가 어떻게 생겼는지
텔레비젼에서도 안봤는지.
"부작용 생기면 어떻게 해...?"
다음 날 아침에 아이들 학교가고
남편 읍에 나가고
나 혼자 앉아서
비아그라 봉지 뜯어 오렌지 맛나고
바나나맛 나는 맛난 불량식품 사탕 다 먹어 버렸다.
그래도
난 끄떡 없다!!!!
(제가 자주가는 곳에서 퍼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