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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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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의 수다 여섯 (나는 답답하다.)


BY 선물 2003-09-25

나는 답답하다.
작년에 처음으로 인터넷 사이트에서 사람들과 글로도 얼마든지 마음을 주고 받으며 좋은 만남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늘 매스컴을 통해 채팅이니,자살이니 하면서 유해한 이미지로만 느껴졌던 인터넷에서 사용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긍정적인 것을 받아 들일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시부모님 모시느라 늘 집에만 박혀 있다시피 사는 나에겐 인터넷이 일종의 해방구였다.
얼굴도 목소리도 모르는 일면식 없는 낯선 사람들이지만 그 고운 님들에게서 위로도 받고 또 할 수 있는만큼의 위로도 해 드리면서 마음을 나눌 수 있게 된 나는 참으로 행복해 했다.

그러나 그 분들의 자유는 나에게 많은 아픔을 느끼게 했다.
번개라는 만남을 보며 참 궁금하고 보고 싶은 분들을 나는 만나지 못하는 현실이 자꾸 자꾸 한심스러워졌다.
누가 그렇게 강제적으로 말리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처음부터 그렇게 길들인 내 죄가 크다.

나는 이유없이 10분이라도 사라지면 집에서 난리가 날 것이다.
단 한 번도 그런 적이 없기에..
어디를 가도 다 말씀드리고 나가고 내 소재는 늘 분명했다.
그러나 사이버 상에서 사귄 분들과 만난다는 말은 차마 할 수가 없다.노인 분은 나보다 더 나쁘게 그것을 생각하시니까...

이번에 아컴 만남을 보면서도 나는 답답하다.
그리고 부럽다.
혼자만의 여유를 갖는 것이 이리도 어려운 내겐 참 황홀한 만남으로 보인다.

얼마전 너무 답답한 마음에 두 달에 한번 씩이라도 나만의 날을 가지고 싶다는 말을 남편에게 했었다.그리고 남편은 오케이했다.
그러나 편찮으신 어머님께는 차마 입이 떨어지질 않았다.
그래서 찾게 된 돌파구가 글이었다.
이 글을 통해 내가 숨쉬고 있음을 나는 느낀다.
그나마 이 행복을 누릴 수 있음에라도 감사를 해야겠다.

님들,즐겁게 만나시고 그 행복을 제게 전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