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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나긴 기다림 그리고 축복


BY 불새 2001-09-03

먹는배만큼 큰
붉그스레하면서도 노오란빛이 감도는복숭아를
내손안에 들고서 너무도 신기해하면서 기뻐어쩔줄 몰라하다
그만 잠에서 깨어났다.
꿈이었다.
잠에서 깨어난게 못내 아쉽고 서운했다.
분명태몽꿈인데......

아침에 출근하는 남편에게 복숭아는 아들이야?딸이야?라고
물으니 딸이란다.
난 남편의말이 못미더웠던지 친정엄마께 전화를 해보았다.
친정엄마역시 복숭아는 딸이란다.

결혼한지 3년째이지만 아직 아이가 없는 막내동생
결혼전에는 입버릇처럼그랬다.
자신은 아이낳지않고 내외가 둘이서만 알콩달콩 살련다고...
둘이서살기도 버거운데 아이는 뭐하러낳는지 모른다고 하면서
인생선배인 누나들을 마치 미개인인냥 치부하더니만,
막상결혼하고 아이가 들어서지 않으니
올케못지않게 아이를 기다리며 초조해 하곤했다.

어렵게가진 첫아이가 제모습도 갖기전 유산되면서
동생과 올케는 어른스러워졌다.
아이를기다리는 마음도 예전과는 사뭇달랐다.
진정한사랑이 뭔지 알았음일까?

이제 그들에게 오랜 기다림의 축복이 내려졌다.
분명태몽꿈인줄 알면서도 선뜻그들에게 물어보지 못했던
이내마음
오늘에서야 이야기할수 있었다.

아침이면 채눈도 뜨기전 빙그레 웃으면서
품안으로 파고드는 아이의체온을,
뭐가 그리도 좋은지 까르르~~대는
웃음소리가 쉴새없는 아이의 숨결을,존재를
이제서야 그네들도 느낄수있게되어 얼마나좋은지 모르겠다.

이가을
창문을 열어놓으면 상큼한 가을바람이
스르르곁에 다가와 몸을부벼댄다.

늦은밤 한적한 도로를따라
운치있는 카페에들러
밤새도록 이런저런이야기로
그렇게 그렇게 지새우고픈날에
동생의 아이소식은 얼마나 반가운지 모른다.

내년이면 칠순이신 내아버지
늦은나이에 결혼시킨 막내아들 걱정에 또 얼마나 애달퍼하셨을까?
이제 그 기나긴 기다림의 축복이 내려졌으니
주름하나 걷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