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안에서 파는 세개씩 포장된 립스틱이 생겼다.
당연히 며느리와 딸이 생각났다.
딸을 먼저 만났기에 세개중 마음에 드는 색갈을 골르라고 했다.
딸은 말했다. "누군가 또 주지 말고 세개 다 놓고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 사용하라"고 한다.
문득 이상한 생각이 든다.
전에는 세개가 다 마음에 든다면서 다 달라고 했을 아이다.
이제 철이 들었나?
풍족해졌다는 말인가?
딸을 낳아 길러보더니 엄마 마음을 감지한건가?
나도 생각해 본다.
언제부터 내가 엄마에게 드리고 싶었던가?
자꾸자꾸 드려도 누군가에게 나누어 주고 말던 엄마!
외국 여행중에 비싼 값을 주고 화장품을 사드리면
어느새 누군가에게 주어버리고 말아 은근히 속이 상했었는데...
엄마에게서 뭔가 빼앗아 오고 좋아하던 때가 지나고
드려도 소유하지 않던 엄마가 미웠는데...
내 딸도 비슷한 순환을 시작한건가?
아이들이 이제 나에게 뭔가 주고 싶어진건가?
아직도 뭔가 자꾸만 달라는 철없는 아들이 있어
아직은 내가 젊은것인가? 힘이 있는것인가?
아들마져 언젠가 엄마에게 달라는 소리가 없어지는 날!
나는 어디만큼 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