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414

나도 했다네~~


BY 모퉁이 2003-07-31

나는 운동신경이 참 둔하다.

 걷기와 숨쉬기외에는 거의 젬뱅이 수준이다.

그래서 가까운 산길을 걷는 등산을 자주 하고

주 중에 한 번 하는 볼링이 내 운동의 전부라 하겠다.

 

볼링을 시작한 지는 햇수로는 3년 차 지만

실력은 한 달 전에 시작한 사람과 별반 차이가 나지 않는다.

어차피 선수생활 할 몸은 아니고,그냥 재미만 있으면 된다고

서로 토닥이며 위로하고 자위하며 일주일에 한 번 신난다.

 

선수들이 들으면 웃겠지만,게임 룰이 기본점수 145점이 못 되면 벌금으로 500원을 내고

아주 죽을 쑤는 점수 110점 미만이면 더블 벌금으로 1000원을 내고,

진 팀은 또 500원을 내는 좀 치사한 게임의 법칙을 정했다.

(이 룰은 변한다.이번 달이 그랬었다.)

 

이것이 우습게 보이겠지만 그 날의 컨디션에 따라서

벌금 액수가 부끄럽게 나갈 때가 더러 있다.

이상하게 안 되는 날은 회원 전체가 파리약 먹은 것 처럼 비실댄다.

 

이번 달 총결산을 내어 시상도 하고-단게임 최고점수에게 만원짜리 상품권 1장,

총 점수 합산하여 1등에게도 같은 시상을 함-

점심도 먹으면서 다음 달 잘 해 보자고 다짐도 하고 우의도 다지는

아줌마들의 합창을 부르는 날이었다.

 

지지난 주에 갱신한 최고점수를 아직 아무도 무너뜨리지 못하고 있었기에

오늘 그 추이가 주목되는 날이기도 하였다.

그런데 오늘,휴가의 후유증이 남은 탓일까,

챙겨야 할 휴가 계획에 몸서리가 생겨서 일까,

갑자기 더워진 날씨 탓일까,

오십보백보 모두 거기서 거기 골골 헤맨다.

 

마지막 네 번 째 게임에서 나는 아무도 모르게 손에 땀을 쥐고 있었다.

사실은 지난 주에 만들어 놓은 최고점수가 모퉁이의 점수였는데

오늘 그 마지막 게임에서 스트라익을 연달아 치고 있는

옆 레인의 여자한테 은근히 신경이 쓰이는 것이었다.

 

참 오랫동안 슬럼프(?)에 빠졌던 내가 겨우 정신 추스리고

슬럼프에서 벗어나려는 몸부림의 결과가 매겨지려하는 찰란데

마지막에 가서 그것도 근소한 차이로 결과가 바뀌어 버린다면

아~~슬플 것 같았다.이것은 나의 솔직한 마음이다.

이런 경험 한 번 이라도 해 본 사람은 아마 그 허탈함 알 것이다.

사람이란 좀 간사해서 조그만 일에도 승부욕은 있기 마련이다.

 

먼저 끝낸 옆 레인의 여자,,아쉬운 함성을 질러댄다.

'뒷심이 받쳐주지 못해서..'라는 위로를 받아야 했다.

시작은 좋았으나 후반부에서 쳐지는 바람에 지난 주의 최고점수를

따라 붙지 못하였던 것이다.

 

복더위 맞으로 간 삼계탕 집에서 닭다리 뜯고 국물 마시고

한 달 동안의 노고와 부진에 대한 격려를 하면서 시상식을 하는데

호호호..얼마만에 받아 본 상품권인지..

 

비록 만 원 권 한 장이지만 내가 뿌린 것에 대한 결과에 의한 것인만큼

선물로 받은 백화점 상품권과는 다른 기쁨이 있다.

 

아직은 모든 것이 서툴고 어색하고 모자람이 많아서

멋진 폼에 멋진 투구에 멋진 점수로 환호 받는 수준은 아니지만

내 멋에 내 기분에 ,,나도 해 냈다네~~~^^

은근히 기분 좋은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