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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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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BY 못냄이 2001-11-24

사랑하는 당신 은경이에게!!

밤바람이 차가운데 늦은밤 당신을 기다리며 몇자 적어봅니다.
오늘도 차갑고 딱딱한 도서관 의자에 앉아 얼마나 고생이 많았소
언젠가 당신이 하던말이 생각나는군요 경제적형편만 허락한다면
애둘정도는 더낳아 기르고 싶다고 그리고 집에서 살림하는 것이 꿈이라고...

하지만 나의 생각은 좀 다르답니다. 우리에겐 정말 토끼같은 딸과 장난꾸러기 아들이 둘이나 있지않소 저 애들을 위하여 밤낮으로 노력하지만 언제나 역부족인 나의 경제적 능력이 어느날 갑자기 달라질리도 없고 또 봉급이 남들에 비하여 그리 가벼운것도 아닌데도 이렇게 지들이 하고자하는 공부 맘껏 시킬수없을 만큼 이사회는 늘 물질적 부족현상을 요구하는 것같아요 많이 낳아 대충키우는 것보다 3명의 아들딸들 훌륭하게 키우는것 공감하시겠죠?

그리고 돈을 벌기위하여 여자의 몸으로 사회에 뛰어 드는 것은 반대하지만 당신의 발전을 위하여 공부하고 실력으로 합격하여 한사람의 당당한 사회인이 되기 위함이라면 이사람 이못난 남편 인생이 부도가 나더라도 후원하고 밀어주겠어요

수천명이 응시하여 당신이 원하는 자리를 탐을내고 있지만 난 믿어요 당신이 그동안 흘린 땀과 노력이 반드시 결실을 맺을것이라고...
주말이라 하루종일 엄마없는 집에서 칭얼거리지도 않고 자기들끼리 형 동생하며 잘 놀아주는 아이들이 해가 지고 밤이 되자 조금은 쓸쓸한 것 같아 보이는 것이 당신의 빈자리가 이렇게 크답니다.

마음 같아선 주말이니 이젠 돌아와 함께 저녁이라도 하며 놀자고 하고싶지만 얼마 남지않은 시험을 앞두고 초조해 하는 당신앞에 그리하진 못하겠소 하지만 너무 늦진마세요 당신의 건강이 우리가족 모두의 행복이라는 것을 잊지 마시고요

바람이 불더니 집앞 도로엔 낙옆이 소복소복 쌓여 있더군요 그낙옆을 바라보며 당신과 함께 걷던 켐퍼스내 러브로드가 생각 나더라고요
아무도 없는 한적한 끝없이 길게 이어지던 그곳에서 당신을 안고 눈을감은체 얼마나 행복했던지 우린 사람이 바로 앞에 서 있는 줄도 모르고 그렇게 오랬동안 있었지오 인기척에 눈을 뜨고서 당황해하던 우리들모습 당신의 기억하시는지요...

아~~~그시절 당신은 참으로 눈부시게 아름다왔답니다.
이제 세아이의 엄마에 시어른 모시고 잘 삐지는 남편 이해하며 자신의 길을 묵묵히 개척하는 당신의 모습을 보며 그당시 나의 선택이 내가 선택한 것 중 가장 현명한 선택이었음을 11년이 지난 후에야 알것같아요

그리 길지않은 인생길 나와 함께 걸어 주어 너무나 고맙고 당신과 함께한 12년의 세월 참으로 행복하였소
이제 얼마남지 않은 우리들의 결혼기념일 당신에게 다시한번 프로포즈하고 싶은데 혹 거절 당하면 어쩌나 고민 이랍니다.
혹 그동안 내가 잘못한 것이 많고 맘에 들지않은 일이 있었다면 용서하시고 다시한번 기회를 주시면 열심히 해볼께요 믿어주세요
그리고 사랑해요!!!!

경아...
곧 첫눈이 내리면 당신과 겨울바다로 여행을 떠나고 싶어요
기차를 타고 가면서 맛난거 먹어 면서 겨울바닷가를 거닐면서 먼훗날 회상 할 수 있는 추억를 만들고 싶소

이글을 당신이 읽지 못한다 해도 나의 이맘 언젠가 당신이 알아주리라 믿으며 당신께 글쓰는 이시간 참으로 행복하답니다.
그럼 안녕.....

당신을 사랑하는 못난남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