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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즈를 보고


BY 불꽃같은 인생 2003-07-25

과학문명이 나날이 발전하듯이
여성들의 사고또한 빠른속도로 변해가고 있다.
불과 백년전의 봉건적 제도속에서,
그저 희생하고 복종하는 삶에 만족하며
홀로선다는 그 자체를 생각지도 못했던 이 땅의 여인들이,
이제는 경제적 자립의 기회와 사회변화로 말미암아
의식의 전환을 가져오게 되었다.
요 근래의 TV나 영화의 여성들은 이러한 현실을
잘 반영해주고 있는데, 싱글즈도 그러하다.

각계에서 여성에 대한 참여의 폭넓은 기회제공과
가사활동에 도움을 주는 기계문명의 발달로 인해
여성의 천국이니 어쩌니 하는 소리가 나올만큼
겉으로 보기에는 실로 여성의 위상이 높아진듯하다.
하지만 사회생활에서나 가정에서나
여전히 여성에 대한 강요의 부분과 의식적인
부담은 길게 자리잡고 있다.

싱글즈에 나오는 두 여성들은 여자라는 이유로
상사에게 자신의 기획안이나 아이디어를 빼앗기고
주도적인 위치에서도 물러나야 했다.
굴욕적인 성적 모독을 감내하며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기회마저도 빼앗기는 사회생활은 허울좋은 명분일 뿐이었다.
이 영화에서는 반영하지 않은 부분이지만
보통 사회생활을 병행하는 여성들에게는
가사분담이야 가능하겠지만 육아문제에 있어서는
남성과 달리 구속적이다.
고대나 근대나 현대에서나 달라지지 않은 부분이
바로 끝없는 모성애인 것이다.
슈퍼우먼이 될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여성들은 다양한 형태의 의식을 가지게 된다.
주인공 나난(장진영분)은 성공을 뒷받침해줄 남자를 만나지만, 결국 자신의 꿈은 자신이 키워가야하는 것임을 깨달아 동반유학의 길을 포기한다.
또다른 여성상을 보여주는 동미(엄정화분)은 친구와의 동거속에서 생겨난 아이를 혼자 낳아 기를 결심을 굳힌다.
남은 생에서 어떤 시련과 역경이 닥치더라도 자신이 선택한 길을 당당히 걸어가고픈 두 여자의 선택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싱글즈는 불평등과 각종 폭력에 노출되어 있는 서른을 맞이하는 두 여성의 결혼에 억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의식과
자아찾기의 노력을 보여준 영화였다고 할 수 있겠다.



'남편이 다달이 천만원을 벌어다 준다면 무얼 할 생각인가?' 극중에서 나난의 남자친구가 던진 이 물음에 나 자신은 과연 어떠한 대답을 할것인가?
이제는 피동적인 형태의 삶에서 벗어나
능동적이고 꿋꿋하게 자신의 삶을 개척해야 할 시대가 되었음을 다시금 나자신에게 일깨워 본다.






권철인 감독
장진영, 엄정화 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