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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에게 소중한 물


BY 깊은샘물 2001-01-07

우리 모두에게 소중한 물

저녁밥을 하려고 수도를 틀었는데 이상하게 물이 질질 나왔다. 간신히 쌀을 닦아서 밥솥에 안칠 수가 있었다. 그리고 더 이상 물은 나오지 않았다. 그렇지 않아도 반찬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물이 나오지 않으니 무척 답답했다.

혹시 빌라의 수도관이 이상이 생겼나 하고 옆집에 가서 물어보니, 대전시내 여러 동네가 내일까지 물이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미리 정보를 알았더라면, 통에다 물을 받아 놓았다면 이렇게 당황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 동안 물을 아주 쉽게 사용을 할 때는 그 물이 얼마나 소중한지 정말 몰랐다. 이렇게 단 한 방울 나오지 않는 수도꼭지를 틀어대면서 한숨만 쉬어야 했다.

할 수 없이 반찬도 못 만들었고, 김치 한가지 달랑 놓고 밥을 먹어야 했다. 식사가 끝난 뒤 설거지를 할 수가 없으니 싱크대에는 그릇들이 수북하게 쌓여있게 되었다.

이빨을 닦고서 입안에 가득 들어있는 치약거품을 제거하려고 끓인 물로 양치를 하면서 어느 여행가의 말이 떠올랐다. 사막을 여행을 하는 중에 물 한컵의 양이면 양치도 할 수 있고, 그 물로 목욕도 한다고 한다.

그 동안 소중한 물에 대한 생각 없이, 막 살아온 내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신혼 때만 해도 깨끗한 물을 위해서는 세제도 쓰지 않겠다고 다짐을 하고 꽤 오랫동안을 세제로 빨래를 하지 않았다.

아기들을 키우면서 비누로 빨래를 한 번 한 뒤 마지막으로 세탁기에 넣은 뒤 빨래를 마무리했었다. 그러나 시간이 없이 분주하게 생활을 하면서 부터는 비누빨래가 귀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설거지를 할 때도 언제나 비누로 했는데 몇 달 전부터는 시중에서 파는 세제를 사용하게 되었다. 한 번 쓰기 시작해 보니 기름때가 잘 없어지는 세제가 편리했다.

물을 오염시키는 세제를 사용하지 말자고 외치고 다닐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렇게나 많이 물을 오염을 시키고 마구 쓰고 살아가는 나의 모습을 깨닫게 되었다.

우리들의 생활을 편리하게 만들어 주는 여러 가지의 제품들이 물을 오염시키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나도 모르게 금새 편리함이란 것에 길이 들여져서 그 동안 물을 오염시키고 살아 온 날들이 생각이 나 참 부끄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