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부터 울려대는 전화벨소리 엄마였다 "너거큰오빠 카드비밀번호가 우찌되노? 잘안된단다 니가 해봐라
새벽부터 무슨일이냐고 짜증을 냈지만 걱정이다 오빠가 또 사고를 쳤나보다
항상 도와주는 사람 없다고 남탓만하고 하나밖에 없는 엄마 후려서 동생들 등골 빼먹는 사람 이제껏 해준것 하나없으면서 일있을때마다 동생들은 봉이다
지겹다 죽고싶고 같이죽자고 청산가리라도 들이밀고 싶다 시집간 누이동생들 맘편하게는 해주지 못하고 맨날 백만원만 이백만원만 하다 막내동생 카드빚에 몰려놓고 신랑한테 갖은 무시다당하면서 자살을 생각하게하면서 자기인생불쌍하다고 한탄만 하는 사람 우리큰오빠다
지겹도록 벗어나고싶어서 결혼이란걸해도 친청이란내혹들....
항상부정하고싶고 잊고싶어도 문득문득 가족이란이름으로 거부할수없는 존재다
꾀죄죄한 몸매차림의 하얀머리 할머니 울엄마 삐까뻔쩍한 사람들속에 구부정한 허리를 기대고 안되는 공중전화를 붙들고 안나올지도 모르는 막내딸을 한참이고 기다리고 있다 일한다고 받지못한 전화기는 1시간도 넘었는데 혹시나해서 가보면 그자리에 목석인냥 앉아있다
뭐하러 기다리고 있냐고 투덜거리면 언제나 걱정인 막내딸얼굴이라도 볼려고 그런단다
몇푼이라도 쥐어줄려고 뒤적거리는 내게 한사코 손을 내젓지만 못이기는척 받아쥔 거친손위로 "이돈받으면 안되는데 이라몬안되는데..." 쾡한 눈동자에 눈물이 스친다
불쌍한 울엄마 죽기전에 전세돈이라도 받을수있는 집이라도 하나마련해줘야하는데...고쳐주지도 않는 수도땜에 몇번을 물동이를 들고왔다갔다하는데 더운여름에 바람한점없이 울엄마 올여름도 그렇게 살텐데..
크면 엄마좋은집사주겠다고 큰소리 뻥뻥쳤는데...카드빚에 엄마용돈한번 넉넉히 주지못하고이렇게 살아야하나 정말 교회가서 기도하면 뭐든지 다들어주실까? 복권이라도 한번 당첨되봤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