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오늘 아침엔 더 높이 올라가서 ,
"저러다간 없어져 버리지 않을까?" 하는 맘 까지 든다.
구름이라도 한점 있어야, 하늘의 위치를 알 수 있을 것 같은데
구름 한점 없는 하늘은, 내 마음 조차 텅 비게 한다.
스쿠터를 타고 가게로 출근을 하며,
신호대기에 걸려서 멈춰섰는데,
옆에 나란히 선 차가 문을 연다.
"지금 출근하세요?"
"네,안녕하세요?"
우회전 차선에서 크락션소리가 난다.
낯익은 얼굴이 손을 까불거리며 환하게 웃는다.
직업상 남자가 주고객인 난,
거리에서 인사를 나누는 사람도 거의 남자다.
놀러도 남자하고 가고, 어쩌다 외식도 남자들하고 한다.
이젠 남자 여자란 성구별은 전혀 내게 불편함을 주지 않는다.
남편하고의 낚시는 정말 큰맘 먹어야 가고.
다른 남자들과 바다낚시 민물낚시...
지금은 몸이 불편해서 낚시를 이년가까이 못 가고 있지만
이렇게 점포에서도 남자들과 차를 마시고,
생활사 얘기하고, 하루를 보낸다.
생활 이란게 다 그저그렇겠지만,
시부모님을 위해 아침을 지어놓고 가게나오고,
저녁 일찍 들어가서 저녁 지어드리고,
그이 저녁 챙겨서 싸가지고 나오고...
너무 꽉 짜여진 생활이 짜증날 때가 있다.
나는 가게와 집에서,
옛날 강나루터에 강을 건너는 사람들이,
나룻배에 올라 앉아 항시 묶어져있는 끈을 붙잡고 건너는 것처럼
그렇게 산다.
끈을 놓치면 어디로 떠내려 갈지 몰라 조심조심 붙잡고 건너는
그 강변의 노인처럼,
오늘도 난 다리를 다쳐 누워 있는 그이를 대신해서
일찍 가게문을 열었다.
얼른 부팅해놓고 청소하고
의자에 앉는다.
시원찮은 실력으로나마,
사이버 공간의 여러사람들(특히 여자)을 만나며,
공감을 얻으며, 주제가 통하는 얘기를 할 수 있고,
딱딱하지않은 대화로 부드러운 마음을 마음속으로 느끼면서,
여자로 돌아가 본다.
나보다 훨씬 부지런한 그녀들에게서 부지런함을 배우고,
어려움을 들으며 참을성을 배우고,
같이 아파하는 착한 心性을 닮아 보고자 노력한다.
정을 가득담아 보내주는 응답은 ,
희망까지 보태어 내게 큰 기쁨을 주니,
작은 시간이라도 쪼개어 자꾸 이 의자에 앉게 됨이요,
항상 멋진 글들이 기다리고 있으니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 안식처인듯 싶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남자손님에게 웃으며,
"어서오세요!"
"안녕하세요?"
틀에 박힌 인사라도 주고 받으면 즐겁다.
길에서 만난 밝은 인사가
아침의 시작을 상큼하게 열어 준것 같다.
"雪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