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살때 일이다.
남편이 소양댐으로 낚시들 갔다 오더니만 독사라고 작은뱀을 한마리 잡아왔다.
남편의 이야기인즉슨,
뱀을 썩히면 구더기가 생기는데
그구더기를 닭이 먹고
그 닭을 사람이 잡아먹으면 아주 좋다는
믿거나 말거나 전설따라 삼천리 같은 이야길 하는 것이였다.
소주병 같은데 넣어서 다시 항아리속에 담아놓고
그 뱀이 죽기만 기다리는데
몇날 며칠이 지나도 뱀은 죽질 않았다.
내가 하는일이라곤 집안에 박혀 뜨게질하는 일이 전부였던 나는
하다못해 두부한모까지도 대여섯살된 아들내미한테 심부름을 시킬 정도였다.
뜨게질감 때문에 이웃집에 잠시 들락거리는것 외에는 좀체로 외출하는 일이 없었다.
한날은 잠시 옆집엘 다녀왔는데
아들내미가 동네또래 아이들을 모아놓고 뱀이 들어 있는 항아릴 열어놓고
말잡은데 체장사 몰려 있듯 옹기종기 고개를 박고 구경을 하고 있는게 아닌가?
대경실색 놀란 나는 아들내미를 야단치고 아이들을 물린다음
뱀이 든 병을 가방에 넣은다음
작은아이를 업고 큰아이는 걸리고 한길가로 나가 택시를 잡아탄 다음
시장다니면서 본 약사리고개에 있는 뱀집으로 줄달음을 쳤다.
뱀집문을 열고 들어가니 그때 쉰줄이나 되신 쥔아주머니가 나오셨다.
자초지종을 말씀 드리고 뱀을 처분하러 왔다고하니
아주머니께서 2000원을 쳐주셨다.
우리집에서(근화동 비행기장근처) 약사리고개까지 택시비만도 1800이 나왔는데
그래도 그 웬수 같은 뱀을 처분해서
밑진 장사는 아니였다고 자위하면서
홀가분한 마음으로 돌아왔다.
뱀닭먹고 몸보신하려다가 하마트면 아들내미 잡을뻔한 뱀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