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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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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환적인 사랑...(23)


BY 서툰사랑 2003-04-28

"수술은 30분이면 됩니다.붉은 빛이 퍼져 보여도 괜찮습니다.
순간적으로 앞이 보이지 않아도 걱정마십시요.초록색 불빛만 계속
주시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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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늘게 떨리는 손을 어쩌지 못하는 나에게
간호사는 고맙게도 작고 앙증맞은 쿠션을 안겨주었다.
30분의 시간이 이렇게 길게 느껴지기는 처음인듯 했다.
그 30분동안 정신을 집중하려 무진 애를 썼다.

"지금 몇시예요?"
"..."
"벽에 걸린 시계 안보이세요?"
"12시 45분..이네요."
"회복실에 가서 누워계세요.아주 잘하시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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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1학년때부터 안경을 쓰기 시작했다.
중학교 3년,고등학교 3년,대학교 4년.
대학을 졸업하고는 렌즈착용만 10여년..
맨눈으로는 눈앞에 사물만 가리는 눈뚠 장님이었다.
'라식수술'이 처음에 들어와서 시술될때 너무도 신기했지만,겁이
났던것도 사실이었다.하지만 10년을 넘게 렌즈를 착용하다보니
눈이 건조해 눈이 충혈되기 일쑤였고,눈물은 수시로 지금지금 배어나왔다.각막이 많이 손상되었다하니,하드렌즈로 다시 착용하기도 번거로웠고,어쩔수 없이 '라식수술'을 결정했다.

"겁도 많은 애가 무슨 라식이야? 그만둬..어차피 나이들면 눈은 더
나빠지지 않는데.."
남편의 말을 듣지 않고,혼자 결정하고 혼자 수술을 받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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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한지 3개월이 지났다.
눈이 더 맑고 깨끗해짐은 물론이거니와
무엇보다도 눈이 덜 피곤해서 기분마저 상쾌해지는듯했다.
그러나,
맑아진 눈만큼..
선명하게 보여 뚫어질것 같은 주위의 사물만큼...
누군가를 향한 그리움도
더욱 더 선명하게 각인되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