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10개를 돌려가면서 썼다는 소위 신문에서나 볼 수 있는 일이 바로 엄마의 일이었다.
설마,설마 하면서 카드 3, 4개를 빼 쓴다는 것은 알았지만 카드 10개라는 것은 정말 놀랐다, 아무리 돈을 빌릴때가 없다고 하더라도 그동안 우리 딸들이 그때 그때 마다 보태어 준 돈들의 의미가 순식간에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나는 아직도 그때의 돈들을 다 갚아 주지 못 해서 옷 하나 사 입는 것도 남편의 눈치를 보며 교회에 헌금하는 것도 눈치를 보면서 했는데 그런 모든 우리들의 해아래의 수고들이 물거품처럼 부질없는 것이 되었고 우리 5남매와 두 사위 앞에 2억 3천이라는 빚만이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