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은 손아
그렇게도 곱디 고왔던 나의 작은 손아
어느새 그 사이로 바람 한점이 휙휙 지나가고 있구나.
집안에 들어서면 어느 구석 하나 이 작은 나의 손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고....
그리도 좋아하는 음악조차 네가 아니면 들을 수가 없단다.
툭툭툭 어느새 근사한 공문 한장, 표한장 뚝딱 만들어내고
그리운 이름들에게 마음을 전하기에 바쁘기만 한
나의 작은 손
유난히도 고왔던 그 손에는 반지도 참 잘 어울렸는데....
이젠 하나 둘 보이는 주름이 늘고 있겠지
마음만은 아직도 이팔청춘인데....
나는 자주 내가 아직도 처녀인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단다.
누구나 가끔씩 아주 가끔씩은 자신의 나이를 잊고
나이보다 훨씬 스스로가 젊다고 생각하며
가장 아름답게 추억되는 시간대로 시계를 멈추어 보는 것도
삶을 좀 더 다르게 바라다 볼 수 있어 좋지 않을 까 싶다.
하루를 살아내기 위하여 오늘은 또 얼마나 바삐 움직였니?
나의 작은 손아....
너는 늘 나와 함께 있으되 나는 가만히 있어도
너는 늘 무엇인가를 하고 있음이 얼마나 고단하니?
미끈하고 아름다운 손가락은 간데없고
이제는 마디가 툭 불거져나와
삶의 흔적으로 그렇게 남아 있는 너는....
너도 아마 이팔청춘이고 싶은게 아니니?
나는 쉬고 있어도 너는 왜 그리 바쁜거야?
너는 정녕 네가 하는 일이 좋기만 한 거니?
너는 어떤 모습으로 쉬기는 하는 거니?
사랑한단다. 아주 많이
나의 작은 손아....
고맙단다. 무척이나
나의 작은 손아.....
너의 솜씨 있음으로 난 언제나
사람들에게 칭찬을 듣곤 하지....
일은 언제나 네가 하는데
칭찬을 내가 들어도 되는 거니?
나 이제는 정녕 시간을 좀 내어
너를 부드럽게 어루만지고 싶어지는구나....
헌데 그것 또한 네가 할 일이 되고 말 것임을 나는 알고 있다.
나는 네가 없으면 아무일도 할 수가 없구나...
내가 하는 모든일은 너를 통하여 이루어진단다.
오늘 이렇게 네가 내 앞에 건재해 있음에 난 또 감사해야 할 것
같구나.
난 그냥 네게 생각을 말해주고 있을 뿐인데
넌 척척 그 많은 일을 잘도 해 내는구나...
아마도 난 네가 없으면 아무일도 할 수가 없지 싶다.
고마은 나의 작은 손아
정녕 너는 나의 고마운 사랑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