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이혼 소송을 하고 있는 중 배우자의 동의 없이 시험관 시술로 아이를 임신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02

친구


BY 쟈스민 2001-06-20

아주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는 친구가 있습니다.

그녀는 어릴적 한 시골에서 자라났다 합니다.

마음의 고향이 같은 시골이라 그런지

이야기가 잘 통하고 괜히 정이 가는 친구랍니다.

그런데 그 친구의 마음이 요즈음 많이 아픕니다.

다름아닌 남편의 술 때문이지요.

술이란게 글쎄 적당히 기분좋아질 정도만 마시면

매끄럽고 친근한 인간관계에 있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막연히

생각했습니다.

친구의 하소연, 가슴 깊이 쌓여져 있던 묵은 이야기를 다 듣고 나니

왜 그리 가슴한구석이 허허롭고, 그렇게 밖에 살 수 없나 화도 나고

그렇더군요.

사람은 누구나 살아가면서 본의아니게 자신의 마음을 추스리기 어려운

지경에 처하기도 하지요.

친구 남편의 살아온 과정이며, 어떤 점이 그가 그토록 술을 마시지

않으면 안되게 이끌어갔는지, 의아하고 잘 이해가 되질 않기에

친구에게 속속들이 캐물어도 보고, 잘 달래 보라는 말도 해보고

신앙생활을 하도록 권유도 해 봅니다.

누구나 자신이 처한 환경을 탓하기 이전에 자신이 갖고 있는 장점

고맙고 감사해야할 부분이 어떤면에서든 있기 마련이란 생각이 들기에

그 점에 관하여 말하고 싶더군요.

작은 부분에서부터 감사하는 마음이 생기고 , 믿고 의지하는 신앙이

있다면 뿌리치지 못하는 유혹에서 좀더 자유로울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신앙생활 권유를 제의해 보기도 합니다.

그리고,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것들 중에 무엇이 가장 소중한 가

그 순위를 자꾸 확인해 보는 것도 한 방법이 아닐까 싶어 이야기 해

봅니다.

그저 친구와 마주 앉으면 안타까운 마음 뿐

저 자신이 해줄수 있는 것이란 게

고작 이런 이론적인 서술 뿐이라는 점이 답답하기도 합니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십년 가량을 그 긴긴 술타령을 들어 주고 산다는

일이 참 얼마나 아득하고 힘들었을까

한번쯤 친구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래도 자식을 봐서 여자란 이리 저리 잘도 참는 듯 한데

가끔씩 아주 한없이 추락하는 시름속에 빠지는 날

그녀를 만나면 가슴속이 쓰리도록 아프고

사는 것이 그저 흐린 날의 하늘 같기만 합니다.

스스로 이끌어 낸 행복감에 젖어 많은 것을 놓치며 살진 않나

그런 생각 해보다가 그런것도 사치스러운 듯 하여

살그머니 마음속 이야기를 감출때도 있습니다.

솔직하고 싶지만 그 친구의 마음에 헹여나 상처라도 입힐까봐

염려스럽습니다.

친구의 남편이 좀더 자기 자신을 잘 컨트롤 하여 이성적인 삶으로

돌아오길 간절히 바래보면서

오늘도 아픈 친구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싶어집니다.

따뜻한 한 끼 밥상을 앞에 두고

차 한잔 나누면서 속에 쌓인 이야기 보따리를 마음껏 풀 수

있는 진심어린 친구가 되어주고 싶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