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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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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련한 사랑(1)


BY 잡초 2002-10-06

살아있다는것이 믿기지 않을정도로 너무 힘이듭니다.
그냥...죽음보다도 더 깊은 잠속으로만 빠져들고 싶습니다.
아니 조금씩 나는 빠져들고 있읍니다.

이십여년을 한결같이 한 이불속에서 사랑을 나누며 살아왔던 우리 부부인데...
어느날 갑자기 그이는 내게 이혼을 요구합니다.
" 이젠 당신이 싫어졌어 "
처음에는 농담인줄 알았읍니다.
끔찍한 장난을 하는줄...그리 생각했읍니다.
피~식. 하고 웃는 내게 그이는 심각하게 말을 합니다.
" 날좀 놓아줘 "

조금은 나 역시도 심각하게 그이를 바라봅니다.
" 이유가 뭔데? "
" 이유...그런거 없어 그냥 당신이 싫고 혼자살고 싶어 "
" 아이는? "
" 애는 당신이 키워. 난 아이도 싫으니까 "
" 에이~ 거짖말! "

묵살하고 싶어 일어나려는 나를 그이는 붙듭니다.
엉거주춤 주저앉으려는 내게 그이는 또 말을 합니다.
" 오래전부터 이혼을 생각했어 단지 말을 못했을 뿐이지
하지만 이제는 말을 해야겠어. 이혼 해줘 "

난 꿈을 꾸고 있는것입니다.
아주 지독한 악몽을 꾸고 있는 것입니다.
어서 이 꿈에서 깨어나야 합니다.
아득한 꿈결너머로 다시 그이의 목소리가 갸냘프게 들려옵니다.

" 당신하고는 처음부터 맞지 않았어. 단 한번도 당신을 사랑한적이 없어.
어쩌다 맺은 인연이기에 어거지로 당신과 함께 했던거야 "
안들립니다.
안 듣고 싶습니다.

" 난 당신에게 봉사하며 살았던 거야.
내 젊은날의 청춘 모두 주었으니 이젠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과 살게 해줘 "
" .......... "
" 당신은 좋은 사람이야. 모든게 완벽할정도로.
하지만 난 당신이 싫어. 사랑없는 결혼생활 더 이상 이어갈 필요가 없어.
우리 그만 끝내자. 더 사이가 나빠지기전에 "

우리가 언제 사이가 나빴었나?
우리가 사랑하지 않고 살은건가?
난 지독히도 그이를 사랑해 왔고 그이 역시도 나와 아이를 사랑하는줄 알았는데...
착각이었나?
나 혼자만의 짝사랑을 그 숱한세월 이십여년을 해 왔단 말인가?

머리속이 텅 비워지며 심장이 오그라 붙는거 같습니다.
가슴에 돌덩이가 얹혀있어 날 자꾸만 주저앉게 만듭니다.
휘청거려지는 다리를 오디오박스에 가까스로 기대어도 스르르 힘이풀리며 주저 앉아집니다.

그이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은 모두가 가시가 되고 대 못이되어
마구마구 내 심장을 후벼파고 있습니다.
자꾸만 한숨을 쉬며 얘기하는 그이도 듣는 나 만큼 힘이드나 봅니다.

" 나 지금 아무말도 안들려. 아니, 아무말도 못 들었어.
당신 역시도 내게 아무말 안 한거야 "
" 이 사람아 이건 현실이야 지금 나는 당신에게 이혼을 요구하고 있다고 "
단호히 그이는 말 합니다.

우리는 벌써 몇개월을 삐그덕 대고 있읍니다.
처음 그렇게 시작된 이혼 얘기들이 몇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읍니다.
너무너무 힘이들어 자살도 생각해 봤고
그이가 원하는 대로 이혼을 생각해 봤지만...
어리석은 나는 그이를 놓지 못합니다.
사랑인지 집착인지조차 지금의 나는 헛갈립니다.

어디의 누구에게도 말할수 없이 혼자서만 가슴앓이를 해 왔읍니다.
생의 막다른 골목 죽음까지 생각하면서도 말입니다.
이젠 조금씩 들어내렵니다.
혼자서만 앓고 있기에는 상처와 고민이 너무커 조금이라도 나를 들어내렵니다.
돌아서 후회는 할지라도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심장이 터져 죽을것만 같기에
갈기갈기 찢긴 내 상처들을 이젠 누군가에게라도 치유받고 싶습니다.

돌아오라고 기다린다고 무릎을 꿇고 통곡을 해도 그이는 말합니다.
너무 멀리와서 돌아갈수가 없다고...
정말 그럴까요?
그이는 다시내게 돌아올수가없는 걸까요?
난 여태껏 미련하고 아둔한 사랑을 해 온걸까요?

두서없이 되는대로 지껄인 말들이었읍니다.
너무 폭폭한 심정이라 머리속은 헝클어질대로 헝클어져 있는데..
지금 나는 누구에게 무슨말을 하는지도 모르겠읍니다.
정녕 이혼은 해 줘야 하는지...
시달림에 지칠대로 지쳐버려 기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