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이제 라도 !
' 나도 이제 나이가 드는 가 보다 ' 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 생각 없이 앞만 응시하며 달리는데 앞차가 갑자기 멈춘다.
그런데 그는 그게 아니었다.
이 곳은 서울 청량리 역에서 상봉 동 시외터미널 방향으로 가려면 미주아파트를 조금 지나 우측으로 가는 도로가 있다.
이런 곳을 무슨 이유에선지 모르나 과속으로 달리다 철판으로 설치된 중앙선을 들이 받은 것 같아 보였다.
내 뒤를 따라오던 사람 역시 차에서 황급히 내려 그에게로 뛰어 가는 모습이 백미러를 통해 보였다.
그런 와중에도 뒷짐만 지고 구경하는 사람들이 보였는데 나 역시 그 중 한 사람이었다.
난 서행하는 차 흐름에 따라 앞차 뒷 꽁무니를 따라가는데 마침 차안에 있는 라디오에서는 추석 연휴에 따른 고속도로 등의 교통정보와 안전운전에 대한 방송이 흘러 나왔다.
' 고속도로 진입 지점에 대한 설명과 안전운전을 위해서는 항상 긴장된 마음을 멈추지 말라는 것이었다.
이런 이야길 듣는 순간 난 방금 전 목격한 그 사고에 대해 그냥 스치고 지나 온 것에 대해 후회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번이라 학교서 잡일을 모두 마치고 집으로 절반 정도 오는 중이었다.
지금 생각 해 보면 빨리 병원에 연락 해 달라는 부탁을 해야겠는데 말 할 수 없어 그런 방법을 하고 있는 듯 했다.
그 당시 춥고 어둠은 물론 귀찮다는 생각에서 그냥 지나쳤는데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그는 뇌 수술을 두 번이나 할 정도로 크게 다쳤단다.
난 평소 가끔 이를 두고 그냥 지나친 일 들에 대해 양심의 가책을 느끼며 부끄럽게 생각해 왔는데 오늘 또 그런 현장을 목격한 후 어떨 결에 다시 지나쳐 버린 것이다.
내 앞서 달려 가던 사람이 자신의 차는 어찌 됐든 상관치 않고 내팽개치며 차안서 뛰어내려 이것 저것 가릴 것 없이 다친 사람을 일으켜 등에 엎고 병원으로 달려 가는 것이 진정 남을 위해 돕는 것이 아닌가 한다. 다른 사람의 상처 난 곳을 몸소 쓰다듬어 주는 그런 행동들을 보고 나니 지난 날 들의 내 자신이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을 위한 다는 허울 좋은 명목으로 앵무새 처럼 말로만 하는 그런 도움은 남을 위한 진정한 도움이 아니란 생각이 든다.
좀 빗겨 나간 이야기가 될 진 모르나
나도 이제 이번 기회를 통하여 앞으로는 직접 몸으로 부딪치며 돕는 그런 자세를 가져야 겠다는 마음의 다짐을 해 봤다.
며칠 전 추석 준비를 위해 모두들 바쁘게 움직이던 점심때를 조금 지난 어느 날이다.
난 당황한 나머지 급 브레이크를 밟고 멈춘 다음 짜증스런 표정을 지었다.
맘속으로는 그를 욕하고 있었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 일지도 모른다.
앞차를 운전하던 사람은 그런 후 차에서 황급히 내린다.
난 나에게 미안하다는 이야길 하기 위해 내리는 줄로만 알았다.
내 표정에는 아량 곳 하지 않고 철판으로 표시된 중앙선 분리대를 뛰어 넘는다.
언제 보았는지 누워 있는 사람을 일으켜 세웠는데 얼굴엔 피가 흥건히 흘러 내리는 것이다.
다친 사람 주위에는 오토바이 부속품과 여러 종류의 과일들이 제멋대로 흩어져 있다.
그제야 난 '사고가 났구나 ' 라고 생각했다
그 곳은 경사가 약간 졌는데 중앙선에는 굴곡이 심하다.
그래서 미연에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중앙선을 철판으로 설치한 모양이다.
추상적인 생각으로는 손님들의 추석 준비를 위한 심부름을 하다 급한 나머지 나머지 그래 된 것 같아 보였다.
주위에 흩어져 있는 모습들로 봐 서다
도로는 순간적으로 혼잡을 이뤘다.
차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속으로 '나 아니더라도 다른 사람이 ...... ' 하는 생각으로 그를 뒤로 했으니 말이다.
졸리면 휴게소나 기타 안전한 장소에서 잠시 눈을 붙인 후 운전을 하란다.
특히 예년에 일어난 사고를 보면 고속도로보다는 지방도로에서 훨씬 많이 난단다.
대개 고속도로에서는 긴장된 상태지만 지방도로에서는 다 도착했다는 해이된 마음에서 운전 하기 때문이다'
라는 내용이다.
이런 모습에서 피한 것은 이번 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아마 고향서 중학교를 다니던 때였다.
학교 까지는 약 30리가 조금 넘었는데 2시간은 족히 걸렸다.
지금이야 버스다 자가용이다 해서 교통수단이 좋지만 예전에는 그렇지가 못했다.
잘 사는 집 아들이야 겨우 자전거를 타고 다닐 뿐 나머지 학생들은 모두 걸어 다녔다.
그래도 여름철은 덜했다.
겨울 철이면 어두컴컴한 새벽에 촛불을 켜 놓고 밥을 먹어야 했다.
아니면 지각을 하기 때문이다.
그런 가 하면 귓 볼과 발 뒷 금치 및 손등에는 동상 걸린 학생들이 부지 기수였다.
이를 방지하려면 귀 거리나 장갑 등을 끼고 다녀야 했는데 그리 흔하지가 않아서였다.
그렇게 다니던 추운 겨울철 어느 날이다.
길 양 옆에 있는 미루나무 밑에서 누가 신음하고 있는 소리가 들렸다.
궁금한 나머지 그에게 다가가니 주위에는 다 쭈그러진 오토바이가 너저 부리하게 널려져 있었고
신음 소리하는 사람은 오토바이를 미루나무에 들이 받아 말 못할 정도로 몸을 크게 다친 듯 했다.
이런 생각에 미치게 되자 이제껏 내가 살아오면서 남을 위해 몸으로 직접 도운 것이 무었이 있나 ? 를 생각하게 됐다.
"배고픈 사람한테 줘야지 배부른 사람한테 밥 줘야 무슨 소용이 있는가 !"
라는 말이 있듯이
남을 필요로 할 때 필요한 것을 도와 줘야지 ! 하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