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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시대를 잘못 타고난 감꽃이로고!


BY 잔 다르크 2001-05-20


참으로 시대를 잘못 타고난 감꽃이로고!참으로 시대를 잘못 타고난 감꽃이로고!

보도 블럭위로
초라한 감꽃이 이리저리 굴러다닌다.
지나던 남자 아이가
뭔가 싶은 지 
주워서 들여다 본다.
"학생! 그 꽃 무~도 되는 기다!"
덩달아 하나 집어 들곤
만지작 거리기만 할 뿐
선뜻 입안으로 넣지를 못한다.

어릴 적
이맘 때 쯤이면
집집마다 마당 한 켠에 감꽃 향내가 진동을 한다.
너댓살 꼬맹이가
그 걸 먹을 것이라고
신 새벽에 동네 골목을 누볐다.
발로 밟히기 전의
깨끗한 걸 주워 보겠다고
눈을 반들거렸으니
요즘 아이들이 들으면 웃기는 일이리라!

사박사박!!
온 세상이 곤한 잠에 빠져있는 미명에
경쟁하는 동무도 없이
독차지하고 줍는 재미에
시간가는 줄도 모른다.
치맛자락에 찰랑거리는 감촉이 묵직하고서야
아쉬운 마음으로 내일을 다짐하며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봄볕이 따사로운 마루에 않아
반짓고리를 가져다 굵은 실을 바늘에 꿰어
감꽃 구멍에 쏙쏙! 집어 넣어 엮으면
금붙이만큼이나 소중한 노란 목걸이가 된다.
하루종일 걸고 다니며 쪼물거리다
심심하면 하나씩
빼 먹는 재미가 쏠쏠했다.
쌉싸름하기도 하고 약간 달짝지근한 게
입안에 들어가면 사르르 녹아 들었다.

몇 달 후
조그맣고 새파란 땡감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한 단지 가득 주워 담는다.
장독대 한켠에 두고 따뜻한 소금물을 부어
적당히 삭히면
떫은 맛이 싹! 사라진다.
입이 심심하다 싶으면 쑥! 단지에 손을 넣어
쉬엄쉬엄 꺼내 먹었던
우리 어릴 적엔 
대접받던 귀한 주전부리였다.

만지작거리던 감꽃이
어느새 손에서 뭉개지는가 싶더니
길위로 내 팽겨쳐져
발에 밟힌다.
참으로 시대를 잘못 타고 난
감꽃이로고!!

참으로 시대를 잘못 타고난 감꽃이로고!참으로 시대를 잘못 타고난 감꽃이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