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한주의 시작인 아침이다. 말간히 닦고난후에 느끼는 상큼함... 여느때처럼 따뜻한 커피 한잔 타 책상앞에 놓았다. 다른건 변해도 이것만큼은 여전한 나의 친구 커피... 내가 외로울땐 너만큼은 늘 내곁에 그대로인 친구! 난 너를 사랑할수밖에 없다... 설것이 다이위에 윤을 내며 앉은 그릇들. 비록 떨어지고 헤진 장판과 벽지지만 젖은 걸레로 티끌하나 없이 닦아냈다. 얼마전에 얻은 사용 1년밖에 안된 세탁기. 큰것이 판을 치는 세상에 이 작은 세탁기는 장인정신으로 똘똘뭉쳐 말없이 조용히 제몫을 해낸다. 지금 시간이 오전 11시 34분! 주위는 해가 뜨고도 남을 시각이지만 저수지의 아침을 연상케할만큼 옅은 안개가 주위를 감싸 안고 있는 아침! 조금은 갑갑증때문에 한겹이라도 거두고 싶단 생각이 언듯 드는 아침이다. 윗층을 오르내리는 계단을 아침부터 손님을 맞듯 씻어내리고, 마당을 먼지나도록 쓸어내어 아버님께서 가시는 서글픈 아침을 덜으려는 듯이 어머님은 분주하시다. 아버님은 40평생 성남 미군부대 요리사이시다. 비가오나 눈이노나 하루도 빠짐없이 구두 뒷축이 닿도록 성실히도 제 몫을 해내신 분! 그런분이 늙고 힘없다는 이유 그리고 밀려드는 힘있고 능력있는 젊은 사람들의 물결앞에 정년퇴임을 맞으신거다. 아직은 육신은 그들 못지 않건만 말이다. 장남인 우리가 아직도 제자리를 제대로 구축하지 못한 관계로 변변한 용돈조차 제대로 드린적 없는 분! 아직은 벌어쓰실만한 힘이 있다 말씀하시면 조용히 오산을 택하신 분!... 때늦은 주말부부! 황혼을 바라보고 돌아서 앉으신 두 노부의 뒷모습에서 난 잠시 서글픔이란걸 느꼈다. 가슴 한켠이 아리게... 여행용 가방에 옷가지와 기숙사에서 지내시긴 하겠지만 얇팍한 이불하나를 들고 차안으로 들어가시는 아버님! 아무것도 모르는 두손녀는 할머님옆에 서서 외친다. "할아버지 다녀오세요. 또 오시구요."... 오래전 염색으로 삐쭉삐쭉 쑤세미처럼 돗아난 귓밑 흰머리. 환갑이 넘으신 어머님의 속눈썹엔 이내 아침 이슬같은 눈물 방울들이 맺혔다. 혹시나 며느리에게 보일까 되돌아 옷깃으로 훔치시는 어머님의 모습에서 나또한 가슴이 아려왔다. 죄송한 마음은 금할길이 없고... 그제 7년동안 기르던 강아지 한마리를 보내고 오늘은 아버님을 오산으로 홀로 보내시는 어머님의 마음이 어이 허전하지 않으랴. 일주일이나 여흘에 한번씩 찾아오실 아버님이시지만 이렇게 먼곳에 떨어지는건 처음이다. 한동안 어머님도 아버님도 새로운 경험에 또다른 마음으로 시작하실께다. 이 아침... 남아 있는 늙으신 어머님과 일터로 나서시는 아버님의 건강을...못난 며느리 마음으로나마 빌어본다... ...02/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