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
남편은 어머님 댁에 TV보러 가고 없고
아이들과 씨름하며 청소와 설겆이를 끝내고 나니
10시가 훌쩍 넘었다.
"에고, 허리야~"
이부자리를 펴고 누우니
허리며 어깨며 온 몸이 피곤하고 뻐근하다.
허리가 아프다는 혼자소리를 들은 6살박이 아들이
느닷없이 물었다.
"엄마! 내가 어른되면 엄마는 돌아가시나요?"
"그래, 그렇겠지."
시무룩해진다.
"나도 어른 돼서 어머니 모시고 여행가고 싶다."
"여행?"
"예."
"왜? 왜 갑자기 여행 가고 싶은데?"
"어머니 기쁘게 해 드릴라고..."
"그래? 그럼 엄마가 한결이 어른 될 때까지 안 아프고 살아야겠네."
그런데 엄마가 허리도 아프고 어깨도 아파서
아마도 오래 못 살것 같다."
갑자기 다섯살짜리 둘째가 달려들더니
어깨며 허리를 마구 두드린다.
제법 손이 매운 것이 시원하다.
큰 아이도 가세해서 양쪽에서 두드려댄다.
아쉬운대로 쓸만하다. 하하
"이제 안 아파요? 시원해요?"
둘째가 묻는다.
"응, 시원해."
"그럼 인제 안 죽겠지요? 오래 오래 살겠지요?"
"하하, 그래. 인제 엄마 안 죽겠다."
자발적인 안마에 대한 보답으로
옛날이야기를 해 주기로 했다.
옛날 옛날에, 어느 깊은 산 속에.... 어쩌구 저쩌구...
늙은 홀어머니를 모시는 효자가... 어쩌구 저쩌구...
천년묵은 이무기가 어머니를 잡아먹고... 어쩌구 저쩌구...
산신령이 꿈에 나타나 활을 주면서... 어쩌구 저쩌구...
보름날 밤에 산 너머 연못에... 어쩌구 저쩌구...
파란용과 흰용이 싸우는데.. 어쩌구 저쩌구...
.......
어머니 무덤에서 슬피슬피 울다가
먹지도, 자지도 않고 맨날맨날 울기만 하다가
무덤옆에 쓰러져 죽었대.
아들녀석 표정이 심각하다.
"불쌍하다.... 너무 불쌍하다...."
"뭐라도 먹어야 움직이고, 또 살 수 있는데...."
갑자기 둘째가 끼어들며 씩씩하게 말한다.
"어머니, 그런데요... 모래는 밥이 아니지요?"
웬 뚱딴지 같은 소리!
"으응, 그렇지. 모래는 밥이 아니지."
"그런데요, 오빠는요, 왜 모래를 먹으라 해요?"
우리 집에 사오정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