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케가 친정집에 다니러 갔다. 앞동사는 남동생이 저녁무렵 전화를 걸더니 무조건 오라고 성화다. 한살 터울이라 징그럽게도 싸우면서 자랐는데 남매가 아니라 친구같은 사이다.
마침 서방님도 외유중이고 해서 잠옷위에 가디건하나 걸치고 동생네 갔더니 족발을 시켜놨는데 요즘족발집에서는 왜그리 서비스가 많은지 새우젓과 물김치는 물론이고 쟁반국수에 오징어회, 야채, 콩나물국, 빈대떡한장, 닭강정,보쌈김치에 소주도 한병.....
둘이서 킬킬거리며 티비를 보면서 어렸을적보던 티비얘기가 나왔다.
월요일 저녁에 하던 묘기대행진과
일요일 아침에하던 장수만세,
또 일요일 늦은 아침을 먹고 상을 물리고 온가족이 보던 장학퀴즈와 명랑운동회,
수사반장과 야 곰례야 같은 드라마들...
드라마의 기억과 함께 그때의 젊은 아버지와 열심히 사셨던 엄마가 떠올랐다.
남동생과 단둘이 술을 마실 수 있는 기회는 앞으로도 쉽게 오지 않을 거란 생각을 문득 해본다.
올케야 시누이가 가까이 살아서 그닥 편안한 것만은 아닐테고
맥주 한 잔에도 불타는 고구마가 되어버리는 남편도 하루걸러 한번씩 술먹으러 건너오라는 내동생이 늘 반갑지만은 않겠지만 쌈박질 하면서 살더라도 시집간 여자에게 친정붙이가 가까이 산다는건 얼마나 든든한 일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