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계절을 맞이하는 비가 내린다
저녁부터 창을 쉴새 없이 두드리던 빗줄기도
긴 자락을 잎에 숨기며 녹색 물을 떨어뜨린다.
며칠 전 꿈에서 엄마를 봤었다
머리는 치매로 누워 있을때처럼 짧게 잘라서
보기에도 마음이 서늘하고
그 눈빛도,,초점없던 동공도 그대로이고
목소리라도 듣고 싶은데
그저 그렇게만 보고 있으니
꿈이란 것을 알면서도
눈물에 가슴이 멍이 들어 숨은 막히고
옆에서 자던 남편이 흔들어 깨울때까지
그렇게 울고만 있었다.
치매 때문에 가족들이 힘겨워 졌을땐
엄마도,,내,,엄마가 아니었었다
사람의 인생이
한낱 날아다니는 씨앗만도 못하단 것을
그때 이미 알아버렸으니.....
어버이 날이다.
지나간 그때에 엄마 구두를 사러 가면서 느꼈던 그 바람의 감촉은
아직도 여전한데
한해 두해 시간 속에서 내 엄마는
빛바랜 사진속에서만 웃음 짓고 있을뿐,,,,
엄마,,,
보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