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언니 나이가 올해루 60이다
언니두 이제는 늙어서 인지 자꾸 힘이 든다고 한다 .
어제 나와 전화를 하다가
"언니 ..나 오늘 하루 종일 김치 담았어 ..."
"이구 나 김치 떨어졌는데 ..."
언니가 그말을 하는데 나는 무심코 그냥 흘려 버렸다
이것이 바로 모자라는 나의 마음이다 ..
저녁이 되어서야 비로서 앗차~~
(그래 언니 일욜일에 갈 때 .내가 가지고 갈게 ..!!)
언니는 내가 전화 하다가
'김치 떨어졌어' 한다면
당장에 그 무거운 걸 들고 나에게 달려오실 분인데 ...
글쎄 남들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나에게는 아직도
김치를 담그는 일은 번거롭고 힘든 일이다
정말루 언니가 많이 늙었다
그래 농촌과 ..서울 햇빛이 달라서인지
나이 오십이 넘을 때 까지 ..서울에서만 살다가
7년전에 용인에 제법 큰 땅을 구입해서
이름하여 전원주택을 지어놓구 남이 보기에는 그림처럼 사는 분이다
조카들두 평생 공부루 말썽으로는 속을 안썩히고 ....
당차고 옹골지구
집안에서 햇빛같은 존재루 평생을 살아 오셨다
누가 등이 가려운지 누가 아픈지
조카들을 위로부터 내 아이까지 셋이나 돌봐주시고 ..
조카까지 갈것도 없다
당장 나를 친딸처럼 길러 주고 데리고 사신 분이다
큰언니 ..
누구에게나 그 역할이 크지만 ..우리집에서
엄마 노릇을 가장 많이 한 사람이 바루 우리 큰언니다 ...
정부에서 소작이 허용되지 않고
그 소작제도가 길어지면 그 땅은 지주에게서
소작인에게 넘어 간다는 얘기가 있자 ..
엄마가 대표 주자격으로 용인에 가서 농사를 주관 하시고
나는 그 금지옥엽처럼 안스럽다는 막내 이면서
엄마와 떨어져 살아야 했다
큰언니는 나를 딸처럼 길렀다
그 긴머리를 찰랑 찰랑 빛이 나도록 꼭꼭 땋아 주고
근사하게 올린 머리도 해주고
이쁜 원피스도 직접 미싱으로 덜덜 박아서 만들어 입히고
큰 오버 코우트도 줄여서 ..내 몸에 맞게 입혀주고
이쁘게 꾸며서 언니는 어디든 날 데리고 다녔다
시장에도 같이 가고 미장원에도 그리고 옷을 맞추러 의상실에도...
심지어 저녁에 친구 집에 마실을 갈 때두 날 데리고 다녔다
정말루 귀찮아한다는 그 무엇의 감정을 찾아 볼 수가 없었다
물론 오빠들도 가끔 자기의 여자친구나 애인처럼(?) 나를
데리고 다녔는데 내가 우리 큰애에게 그런 얘기를 하면서
동생을 데리고 다니라면 당장에 고개를 내젓는다
남에게 끝도 없이 베풀면서도
무지 무지하게 자존심 세구 진다는 건 상상도 할수 없는 그런 ...
반면에
누구하고도 잘 어울리고 우스개 소리도 잘하고
대장노릇만을 잘하던 ...그런 큰언니였다
언제나 하늘 같았던...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은 그리 호락 호락한 건 아닌가보다
우리 형부를 만나서 꼼짝 못하고 산다
우리형부 성격이 불같아서 아무도 못 당한다
더구나 그 구체적 이유와 화를 내시는데
그 근원조차 파악할 수가 없다
걸어다니는 시한폭탄이다 멀쩡이 웃으시다가도
갑자기 (?) 화를 내시면
누구도 그걸 준자시키질 못한다
누가 있고 없고 간에 본인의 화가 삭으러 들때까지 그
활화산 같은 분노를 폭발시키고 끝내는 모든 사람들이
얼이 벙벙해지고 이유 모를 불안이나 ...민망한 상황을 불러들인다
이름하여 변덕이 죽 끓듯하고 아무도 예측 못할 불화살이다
우리 구남매의 동생들 교복을 척 척 다려주고
그 뒷바라지를 도맡아 온 언니는 큰 살림두 척척이다
적어도 내가 보기에는 선수임에 틀림없다 살림에 관하여는
아직도 내가 어리버리 하고 언니가 더 똑 떨어진다 ..
아주 커다란 물통에 물이 가득있으면 언니는 큰일날 것처럼
나를 밀어내고 언니가 그 통을 들고 나선다 ..
언제나 그 신발장에 많은 구두가 다 닦여있고
언제나 그 옷장 안에 많은 바지들이 다 다려 있어야 했다..
도저히 나같은 게으름뱅이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도 없다
그렇게 일을 잘하고 완벽하다는 우리 큰언니도
형부 앞에서는 작은 인형에 불과할 뿐이다
당신의 주장은 무조건 옳고 그름이 있을 수 없다
이유가 통하지 않고 반대란 더욱 인정 되지 않는다 ..
무조건 아닌 것도 기여야 하고 기인 것도 아닐 수 밖에 없다
고집도 아니구 그 무어란 말인가 ...
사둔을 욕하면 아니 되는 일이지만
그댁의 사남매가 모두 그러한 성질을 지닌 분들인데 ..
그중에 제일 낫다고 하는 분이 우리 형부시니
다른 사람들은 감히 그 가늠이 불가하다
성질을 부린다는 것에는 학문이나 인격의 기준이 없다고 본다 ..
많이 배웠으면 무엇하고
아는 게 많으면 무엇하랴 ..
남을 배려하고 받아 들이고 이해하려는 자세가 없는 상태에서
돈 까지 많으면 교만함만 높아지게 마련이다
정말루 눈에 보이게 그의 앞에서는 네, 네 좋은 게 좋은 거지만
이내 돌아서면 침을 뱉는 행동이 그에게 돌아올 것이 뻔하다
그런사람이야 말로 고독을 뒤집어 쓸 미래를
사놓은 것은 자명한 일이다
더구나 기이한 것은
형부가 누구에게나 화를 내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유독 언니에게만 화를 내기 일쑤이다
물론 성품은 기본적으로 자기 본질이므로 감출래야
감추어 질 수 없는 부분이니 어느 한순간에 불거져 나오기도 하지만
어쨌거나 나이로 보면 나하고는 16살이나 차이가 지고
어른이 되어서 '
시시콜콜 싫은 이야기 슬픈 이야기를 동생에게 넋두리 하기에는
내가 너무 어렸다
언제 부터인가 나도 자식을 거두고 ..차츰 나이를 먹게 되자
언니의 그 아픈 모습이 내게 선명히 비추어지고
진심으로 언니에게 그랬다
"언니 내게 말하기 자존심 상하면 벽을 대고도 이야기하고
욕을 해서 풀어야 해 토해야 한단 말이야
그걸 다 가슴에 쌓아 놓아서는 안돼 ..
가지고 있으면 병이 된단 말이야 ."
가장 친한 친구에게도 다 내뱉지 못하는
그말들을 어떻게 풀어야 한단 말이냐
가끔씩 바라보는 그 스냅사진으로 밖에 볼 수없었던
그 무한한 횡포와 이기주의적인 발상
아무리 강인해도 속으로 삭히는데 한계가 있다
더구나 아들들은 커서 ..자기 갈길을 가고
아들에게 신경쓰게 하고 싶지 않은 부모의 맘에 위배되게
조카들 자체는 신경 쓰고 싶지도 않다는 것이다
그저 자기들의 오피스텔에서 자기의 생각과 일을 하면서
자기 자신을 즐기고 행복을 추구 하고 싶다는 게 일반적인
신세대의 감각이고 나의 조카두 완전히 예외는 아니다
나도 아들을 기르는 사람이지만
아들은 궁극적으로 지 아버지를 이해하고
아버지쪽에 서 있게 마련이다
조카들은 실재로
엄마는 그저 여자, 여자라서 봐준다고 내게 말한 적까지도 있다
조카들은 나에게 엄마나 아빠의 부조화
그리고 자기 엄마의 정신적 아픔을 토로하지만
나도 어떤 대책을 마련하거나 직접적 도움을 줄 수는 없다
다만 내게 ..조금씩 털어 놓는 아픔이나 갑갑함을 들어주고
--궁극적으로는 그게 몰이해에서 오는 거라고 추정 됨
마치 나도 그와 같은 아픔을 경험하는 듯한
이야기를 하는 방법말고는 ..
언니는 드디어 인내심의 한계를 느끼고
자존심에 충격을 입어 갑상선 이란 병까지 얻고
병원에 입원 하기에 이르렀다 .
언니는 강해서
정신적인 아픔이나 ..육체적으로까지 아픔이 와도
견디는 힘이 있다지만 ..때로 그 모든 것에 대한 회의와 삶을
던져버리고 싶은 절망을 호소한다
누구도 자기가 체험하는 바가 아니면 어떤 조언두 할수가 없고
그 결론적인 것도 건드릴수가 없다
언제나 불평과 아픔을 드러내고 점점 얼굴도 마음도 상해가는
언니에게 어느날 결심을 마친
조카가 이렇게 말했다
"엄마 그럼 이혼 하셔요 .
이제 제가 엄마에 대해 모든 걸 책임지겠어여 .."
언니는 흥분 하면서
내게 그런다
"얘 글쎄 @가 나보구 이혼하라지 뭐야 .."
이혼은 싫다는 이야기다
그 내심은 무엇일까 ..
정말루 모르겠다
정말루 이해할 수가 없다 ..
안타깝고 애처로운 일상의 이야기를 그 넋두리를
들으면서 걍 흘려 버려야 하는 데
듣는 나도 때로는 몰랐으면 더 좋았을 것을..
하는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정신과 의사들이
정신병 걸리는 이유가 충분하다고 ..느껴질 때 마저 있다 .
아 어쩌란 말인가 이 불협화음을 ..
그리고 때로는 나도 바빠서 그 아픔을 덜 들으면
왠지 모르게 홀가분하다는 기분 마저 들때가 있다
그리고 피하고 싶을 때 마저 있기도 하다
(이럴 때는 진정으로 조카가 이해도 된다)
그러나 나를 돌아 보아도 신랑이 온전히
내 맘에 전부 들 수는 없다 우리 신랑 또한 마찬가지이고
그래 이만하면 ...
그러려니.. 하고 웃고 넘어 가주는 것이다
이제 서로에게 측은지심으로 사랑으로 살아갈 날 밖에 ...
무얼 더 요구하고 기대하겠는가 ..
그러면 이왕 같이 살아 갈 바에
서로 포기 할 부분에 대해서 포기 하고
인정할 부분에 대해 인정하면서
내 마음의 징계를 하면서 참아내고 이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
언젠가 누군가 내게 말했다
' 항상 집안을 깨끗이 정돈하고
정리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우리는 깨끗한 곳에서 맑은 정신을 받는다 ..
그 맑은 정신도 항상 깨끗이 비워두고 ....'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인간이기 때문에
이 끝도 없이 바라는 무의식적인 욕구와 요구와 시샘으로 인하여
정신을 정착시키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는 가 보다 ..
가다듬는 습관이 필요한 건지도 ..
때때로 멀리 떨어져서 간과하고 걸르고
그리고 편안하게 바라볼수 있는
그 어떤 정신적인 힘을 기르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