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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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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말리는 부부 45 ( 내사랑 울보 )


BY 올리비아 2002-02-21

신혼시절 어느날 밤..
문득 화장실이 가고 싶어진다..

소리없이 슬쩍 일어나려고
뒤척이는 순간.. 갑자기..허리가 뜨끔!
하더니 몸을 전혀 움직일 수가 없다.

난 순간에 일어난 짧은 고통으로
외마디 비명을 질렀고 자고 있던 신랑은
내 비명소리에 깜짝 놀라 일어났다.

"왜구래??"
"으흐.. 허리가 갑자기 .."

세상에 갑자기 내 몸은 마치
시체가 된듯 꼼짝 할수 없음에
놀라 그렇게 말도 제대로 못하며
어쩔줄 몰라하고 있었다.

움직일수 있는건 팔다리와 머리회전뿐..

허리에는 아주 큰 대못을 박은듯한 아픔으로
한쪽 다리까지 그렇게 몸을 움직일수 없게되자
난 소리내어 흐느끼기 시작했다.

"흐흑..클났따..어케해..일어날수가 업떠..흐흑.."

지금은 왠만한 세상풍파(?)를 겪어서
어지간한 일에는 눈물 흘릴일이 없지만서두
그때는 왜 그리두 찔찔 짜대며 울었던지원..

막 결혼하고 와서는 엄마 보고 싶다구 울고..
갓 태어나 재롱 부리던 첫 조카 보고 싶다울고.
집에서 키우던 똥개 흰둥이가 눈에 아른아른거린다며....

그렇게 갖가지 핑계도 많던 눈물들..

그날 밤도 그렇게 밤늦게 화장실 가려고
일어나다 갑자기 생긴 허리통증으로 난 또
그렇게 소리죽이며 흐느끼기 시작했다.

남편은 내 몸을 마치 후라이팬의 빈대떡마냥
이리저리 돌려보려고 애를 썼지만 나의 몸은
전혀 꼼짝 할 수 가 없었다.

"어케해...나 화장실 가고 싶은데.."
"구럼 구냥 싸..용기 갖다줄까??"
"머라구??.미쳤어,미쳤어.." (←나 새댁.*^^*)

한참을 그렇게 끙끙데다가 내가 제안을 했다.
"자갸~ 자기가 나를 불끈 들어 올려봐.."

내가 고안해낸 방법으로 난 마치 시체가
관에서 벌떡 일어나는 그런 모습으로 강시처럼
일어날수 있었고 서너 발자욱 간신히 부축받고
걸으면 언제 그랬나는듯 걸을 수가 있었다..

"정형외과에 함 가보자..내일 나와.."
"웅~.."ㅠ.ㅠ;;

다음날 병원을 가기위해 그의 직장
근처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마침 그곳에 계신
매점 아줌마가 나를 보며 아는척을 했다.

"새댁이 왠일이야.."
"네..안녕하세여?^^"
"구래..참! 좋은소식 있던데..새댁 임신했다면서?? "
(그새 신랑이 자랑했나부다..)*^^*

"아~ 네.."
"몇 개월이야?"
"이제 5개월.. 접어 들어여..."
"구렇구나..근데 신랑하구 어디 가려구?"
"네.. 허리가.. 좀 아퍼서 정형외과 좀 다녀오려구여.."

호기심 많은 아줌마.. 끝도 없는 물음에 난
어젯밤에 있었던 이야기를 하게 되었구.. 그 얘기를
다 들은 아줌마는 소리내어 웃으시며 하는 말씀이..

"에구...새댁~ 한도 서나보다.."

엥?? 한도??
거 한도라면.. 고스톱칠때..한도..그말인가?ㅋㅋ

"아줌마~ 한도가 뭐여여?"
"응..임신하면 여자들 그런 경우가 종종 있거든..근데 그건
배가 좀 나와야 한도가 서는건데 새댁이 좀 예민한가 보다...."
(흐미~~ 나참 별걸 다 들어 보네.)

붙임성 좋은 울신랑 나오면서 아줌마한테
인사를 건내자 목소리 큰 아줌마는 우리에게
정형외과 말고 산부인과로 가라 이른다.

우린 아줌마말데로 산부인과로 향하면서
한도가 어쩌구 저쩌구.. 하며 서로 고개를
갸우뚱 갸우뚱~ 거리며 병원안으로 들어갔다.

그곳에서 난 의사에게 어젯밤 현상을
자세히 설명하자 침대 누워보라며 다리를
이리저리 들어보더니만 별 대수롭지 않은듯
임산부가 지켜야 할 얘기들만 이야기 해주었다. (이상하당..)

'저기여..선생님~ 그런데 이..병?은.. 언제 나아여??"
"네?? 아~~그건여..애기 낳으면..그때 나아요.."^^
"눼??? 그.그 때까지여??"-.-;;

난 그 말을 듣자 갑자기 어깨에 힘이
축~ 쳐지면서 쏟아지는 눈물을 참을수가 없었다..

하루밤의 고통이 너무나 괴로웠기에 또 그런밤을
매일 맞히한다 생각하니 난 그만 눈물이 앞을...ㅠ.ㅠ

그렇게 우울한 표정으로 눈물을 훔치며
인사를 하느라 의사를 흘깃 쳐다보니...

어머머..세상에나.. 이 의사 좀 보소..

그 의사는 나의 슬픔에도 아랑곳 않고
빙긋히 소리없는 웃음을 참고 있는게 아닌가....

흠머..아니 지금 환자의 고통을 비웃는겨??..
. 저 양반.. 의사 맞어??

지금 생각해보면 그 의사가 왜 웃었는지..
그런 내가 참으로 우스웠으리라는 생각을
한참 지나서야 알게 되었으니....ㅎㅎ.

다행히 그런밤은 또 오지 않았고
임산부들이 일시적으로 불러오는 배로 인한
고통이라는걸..난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이렇게 사람이 살면서 하나씩 하나씩 내가
모르는 경험들을 겪으면서 성숙해 지는거구나..

그때 그시절부터...지금까지도 난...
아니 앞으로도..참 많이 배우며 살 것 이다.

그렇게 그해 첫 아이의 울음으로
나의 철없는 울음은.. 막을 내려야 했지만

한동안 우리신랑..
울보아내가 낳은 울보아이..

두 모녀 보살피느라 참~ 고생이.. 많았으리라...ㅎㅎ

하지만 지금의 나..

하품할때 말고는 전혀 눈물 흘릴일 없는
못 말리는 아즈메 다~ 되었따!!..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