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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다시 검토해야할 시점'


BY namu502 2002-02-06

얼마전까지는 나는 누구누구의 엄마로 누구의 아내로 누구의 며느리로 살아도 괜찮은 인생이라고.
그렇게만 잘 살아줘도 괜찮은거라고 여겼다.
남들 다 갖고 있는 이름이지만 그래도 어떻게 하느냐의 차이가 있다고 여겨 혼신의 힘을 다했다.
그런 까닭에 아직까지는 별탈없이 살았다.
그러나 얼마전부터는
내 인생을 살아가야 된다는것을 깨닫게 되었다.
'내 인생'
오롯이 내 이름만이 존재하는 내인생.
내가 힘이 없어지고 늙게 되면 나의 가족도 열심히 살아온 나를 보는것이 아니라 이름도 없이 자기들의 이름곁에 붙어 지내는 엄마만이 있다고 생각할것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물론 지금은 부정하겠지만.

지금 내가 갖고 있는 직함이 이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일인것은 안다.
그러나 그 자리를 탈없이 지키기에는 내 발전도 있어야 된다는 것이다.
집에서 신문보고 책보고 닥치는데로 다독을 해도 나가 사람들과 부?H히며 깨닫는 산 경험은 배울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앞으로 배움이 더 많아질 아이들과의 대화에서도 진취적이지 못하여 아이들에게서도 결국은 언젠가 소외되고 말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을때 늦기전에 이런 생각을 갖게 된것에 대해 참으로 다행이라 여겼다.
'늦었다고 할때가 가장 빠르다고 하지 않았던가'

아이들은 엄마 힘들어서 안된다고 할것이다.
그러나 내가 알아버린것은 그들은 얼마안가서 자기들의 곁다리에 붙어있는 듯한 내가 버겁게 느껴질 것이란 사실이다.
당당하게 홀로 서있는 엄마가 아닌 우리엄마가 섭섭해 하지 않을까 염려해야 하는 부담스러운 존제가 되어 있을 것 이라는 사실을 안다는것은 충격이었다.

나는 내 인생을 다시 검토해야할 시점에 와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