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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494

개같은 날의 오후


BY 프리즘 2002-02-05

유일한 부르조아 취미인 십자수를 새로 시작했다.
인터넷을 뒤지다 뿅가게 이쁘길래 다운받은 파란 눈의 고양이그림.
도안을 프린트하려고 전원을 넣었다.
^^ 종이가 끼었다.
손가락 집어넣어 쭈욱 당기다 종이찢어짐과 동시에 토너가 빠졌고
그 와중에 어디서 튀어나온지 알 수 없는 스프링이 팅! 날아갔다.
슬로우비디오처럼 날아가는 스프링을 따라 고개를 돌렸다.
아하하하하!!
쪼매난 스프링이 3일전 새로사온 벽시계유리를 박살냈다.
철석같이 유리라고 믿고 있던 앞판이 플라스틱인걸 알게됐다.
아이~ 다행이어라~
유리조각이 아니어서 너무나 다행이어라~
온 방에 흩어진 플라스틱 조각과 널부러진 토너찌꺼기를 치우며
이노무 스프링을 어따가 끼워야 저노무 프린터가 작동할까? 고민했다.


일단 파란눈 고양이는 뒤로 미루고 전에 만들어놓은 커다란 작품을
액자에 끼워넣기로 했다.
크기가 만만찮은데다 굉장히 복잡한 그림이라 완성하는데 거의
한달쯤 걸린 작품이다.
조금 떨리는 마음에 심호흡을 하고 액자를 열었다.
호호호~ ^0^
아이구 재밌어라!
액자보다 천크기가 딱! 정말 딱! 사방 1cm씩 모자란다.
그래...별것도 아니다.
단지 한달내내 집안꼬라지 개판만들고 라면으로 끼니해결하며,
눈알빠지게 도안에 코박고, 손가락에 굳은살 박혔고 허리비틀어진거
그거밖에 없다.
다시 만들지 뭐....한달밖에 안걸리는데...
에헤라디야~~~ ㅠ.ㅠ


넋을 놓고 앉아있는데 동생에게서 전화가 왔다.
등본몇장만 떼달라고 부탁하길래, 에라~ 심부름이나 하기로 했다.
까치집 지은 머리를 이고 나갈순 없어 뽀샤시하게 샤워를 한다.
기분전환에도 왔땀다 (-_-)b
근데....난 지금 모가지에 파스붙이고 앉아있다.
자, 여기서 잠시 즐거운 퀴즈시간!

(문) 왜 프리즘은 목에다 파스를 붙이고 괴로워하고 있을까요?

① 간밤의 찌~인한 애정행각으로 인해 꼭 필요했다
② 샤워하려다 귀찮아서 목때를 가리려는 용도이다
③ 앨범취입하려고 무리해서 발성연습한 댓가이다
④ 오랜만에 머리감느라 너무 힘주어 벅벅긁다가 목이 삐었다

(힌트) 보통, 제일 긴게 정답일 가능성이 높다 -_-

랄라~
45º각도로 보는 세상은 참 아름답다...


그 꼴을 하고 힘들게 등본을 뗀후 동생사무실로 갔다.
훗....^^
이젠 놀랍지도 않다.
밀리고 밀리고 밀리며, 또 밀리고 밀리는 퇴근시간...
출발한지 두시간밖에 안걸려 찾아간 동생의 사무실은 인기척하나
없었다.
아싸야로!
상큼하게 미소지으며 돌아섰다.
돌아오는 길은.......길을 잘못드는 바람에 생전 첨가보는 골목길을
열댓개 헤쳐나와야만 했다.
너무너무너무 다행이었다.
덕분에 밀리는 대로를 피해왔다.
일방통행인줄 모르고 차앞대가리 집어넣었다가 욕바가지 먹었을 뿐.



어찌어찌 찾아낸 집으로 가는 길.
엊그제까지 깜빡이켜고 홱! 꺾어가던 좌회전이 왜??? 금지된걸까????
울며겨자먹기로 빵빵대는 뒷차에게 손흔들어주고 계속 직진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유턴구역을 방금 지나쳤다 ㅠ.ㅠ
날은 어두워지는데 유턴표시가 안보였다.
그냥 꾸역꾸역 직진만 했다......
가다보니 월드컵경기장이 보였다.
이야~~~ 저기구나~~~ 덕분에 이런 것도 보네?
이야~~~ 이건 밭이구나~~~~ 끝없이 펼쳐진 참외밭....포도밭....
대구경계를 지나 '웰컴 투 경산'이 나왔다.
에라! 이렇게 된거 조금만 더 가서 영감 회사에나 가봐야지.
지난번 초록머리때매 쪽팔았던 이후, 발길도 안했던 회사로 갔다.


남편이 때려죽여도 전화를 안받는다.
그 인물에 바람피나?
음......음.........음.........맞다! 핸폰 안갖고 갔구나 -_-
할수없이 사무실로 그냥 쳐들어갔다.
?
??
????????
사람이 아무도 없다...
아뿔싸!
오늘 회식있다 그랬었지....
오호호호호홋!!!
내가 술도 더잘마시고 춤도 더잘추고 노래도 더잘하는데....에잉~
아, 물론 밥도 더 많이 먹는다.


그래서인지 배꼽시계가 밥달라며 알람을 울려댄다.
앞에 보이는 중국집에 허벅허벅 들어가 짜장면을 시켰다.
화교인듯한 쥔장이 중국말로 뭐라뭐라 얘기하며 음식을 내왔다.
오호~ 시장도 반찬이었지만 면발이 끝내준다.
담에 아들놈 델고 한번더 와야지 생각하며 후루룩~ 먹었다.
컥!!!
남들은.....고기....먹다.....혀깨문다는데....
박복한 이내 몸은 딴거도 아니고 꼴랑....짜장면...먹다가 피봤다.


으아아아아악!!!!
나 더이상 못참아!!!!!!


ㅠ.ㅠ 무슨일 더 생기기전에 잘래......우에에에에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