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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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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적한 생활을 위해서


BY 임진희 2000-10-23

오랫동안 한 아파트에서 이웃해 살았던 분들과 한달에 한번씩

만나고 있었는데 제일 먼저 내가 강남을 떠나서 이사를 했다.

살던 집은 아들이 둘이나 있어서 세를 주고 떠나와서 아직도 마

음은 이사 한것 같지를 않고 친근한 마음이 든다. 입주 때부터

살던 다른 분들은 모두 이사 했지만 세분은 남아 있었는데 그중

에 한분이 영통으로 이사를 했다. 평수를 넓히고 싶어 했지만

강남은 워낙 아파트 값이 비싸서 그쪽으로 분양을 받았다고 했다

지난달에 이사를 했는데 오늘 드디어 초대를 받았다.

코엑스 앞에서 버스를 타고 영통을 향해서 가는데 길가에 가로수

가 물들어서 가을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 줬다. 사십분 정도 걸

렸다.분당을 지나서 한참을 더 갔지만 막히지 않을 때는 삼십분

만에 서울에 도착 할수 있다고 한다. 마트에 들려 선물을 사가지

고 셋이서 들어가니 그 안은 완전히 별천지 같았다.자동차 소리

도 들리지 않고 아파트 사이도 시원 하게 떨어져 있고 앞이 막히

지 않아 전망도 좋았다.뒷 배란다 쪽도 멀리 산이 보이고 단풍이

울긋 불긋 아름다웠다. 이런 맛에 교통이 조금 불편해도 강남의

중심지에서 이사오는것 같았다.매연과 소음속에서 살다가 공기

도 좋고 무엇보다 조용한 주변 환경이 마음마져 고요해지는것

같았다. 우리가 열두시 삼십분 쯤 도착 했는데 그 친구는 이미

거실에 상을 펴 놓고 얌전하게 요리를 만들어서 시간에 맞춰서

준비 해 놓고 있었다.언제 그렇게 요리를 배웠는지 여러가지를

볼품있게 차려 놓아서 우리는 허리를 풀어 놓고 많이 먹었다.

배가 부르다고 해도 자꾸 다른 음식을 내어 놓아서 차린 성의를

생각 해서 먹노라니 자연히 과식을 한것 같아 오늘 저녁은 먹지

못했다. 아니 먹을 수가 없이 배가 빵빵 했다. 그집 아들은

군대가 있고 작은 아들은 대학생인데 집이 멀다고 불평을 한다고

하는데 남편은 직장이 그쪽에서 가까워서 오히려 좋아 한다고

했다. 넓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 하니까 두 부부는 좋은데 아

들은 불편한 모양이였다. 고실고실 한 마루의 감촉이 좋아서 쇼

파에 앉지 않고 모두 내려와서 햇살을 받으며 누워 있기도 했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면서 배부른 중년 여인들이 마음맞는 친구

를 만나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나이 들어 가면서 친구의 소중

함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날씨도 우리의 나들이를 받쳐 주는것

같았다.일기 예보에 오늘 비가 내린다고 했는데 햇살도 화창 하

고 하늘도 맑았다.

다섯시 차를 타고 서울에 오니 딱 한시간이 걸렸다. 오면서 우리

는 그곳에 사는것은 참 좋은데 생활권이 서울이라서 조금 먼듯

하다고 소감을 이야기 했다. 전원에 사노라면 공기도 좋고 넓은

집에서 살수는 있지만 반면에 불편한 것도 감수 하지 않으면 안

될것 같았다. 어쨋건 오늘 맑은 공기와 가을 바람을 쐬고 와서

기분은 상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