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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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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꿈은 '애기엄마'....?


BY 분홍강 2002-01-10

며칠전 집안 청소를 하려는데
컴퓨터옆에 초등학교 일학년인 울딸 국어 쓰기 책이
놓여있더군요.

무심코 한장 한장 넘겨가며 ?어보자니
나름대로 자기의 생각을 똑똑히 표현한 글귀들에
흐뭇한 미소가 입가에 흐르며
벌써 이렇게 컸나 하는 기특한 생각에 감회가 새로왔습니다.

그런맘으로 딸아이 써 논걸 보는데
무심코 책장을 넘기던 난 갑자기 눈이 띠용하고 커지데요.

왜냐구요?
방학하기 얼마전 울딸이 컴앞에 있는 제게 묻더군요.

"엄마~, 엄만 어렸을때 꿈이 뭐였어~?."

"..........."

뭔가 컴에 빠져있는나, 그 말이 귀에 들어올리 없죠.

"엄마~꿈이 뭐였냐니까?"

울딸 대답이 이상한지 재차 묻습니다.

"응......응..애기엄마...,연희엄마가 되는거..."
울딸 이름이 연희거든요.

"엄마 꿈이 연희엄마가 되는거라구?...무슨 꿈이 그래..."

"하여튼 그래.."

전 아무생각 없이 건성으로 대답하구 말았죠.

그렇게 대답했던것이 기억나더군요.
근데
아뿔사~~!!!

국어 교과서 쓰기 책에
그게 그대로 적혀 있네요.
엄마의 꿈이라는 주제로요.

아이구 ~
거기다 책에는 선생님 싸인까지~
이궁~
선생님이 보시고 뭐라 생각하셨을지.....
이미 업질러진 물.....
수업시간에 공부할 내용이라고 귀띔이라도 줬으면
이런 불상사는 피했을텐데....

하긴 뭐 후회하면 뭐하겠어요.
제가 성의없이 대답한게 죄라면 죄...

나중에 울딸 붙잡고 물어보지 않았겠어요.
"연희야, 이거 선생님이 직접 보셨니..?"
"웅~엄마.."
"그리구 우리 모듬애들도 봤는데...왜..?"
"....."
같은 반 친구애들까지 봤다니 할말이 없어지데여.
얼마나 꿈이 없었으면 애기엄마가 되는거냐며
이상하게 생각했을걸 생각하면
울딸에게 미안해지기도 하고 참 부끄럽데요.

연희야....
엄마,앞으로 그런 성의없는 말은
하지 않을께...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