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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그리고 여자의 삶


BY 솔숲 2002-01-10


결혼...

한 사람을 사랑하면서 그건 내 삶의 가장 열망스런 목표였었다.

그 사랑의 성공이 결혼이라면 난 성공을 했다

그리고 비교적 안정된 삶을 살고 있고 거기다

행복하기까지 하다. 그래 지금생각해도 참 잘한 일이다.

근데 정말 행복한가.

한 인간으로서 정말 행복한가

난 페미니스트가 아니다. 그저 평범한 생각을 하며

평범한 생활을 하는 여자이지만 제도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여자란 이유로 자유와 권리는 압류당했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결혼한 여자의 호적은 왜 전적으로 남자를 따라야 하는 건지

본적은 그야말로 자기가 태어난 곳이 아닌가

그런데도 여자의 본적은 결혼을 함으로 바뀌게 된다

그래야만 하는 타당성을 찾을 수 없는 일이다

서류상으로 뿐만 아니라 모든면에서 이식되어진 삶이다

나란 한 인간의 삶보단 단체생활같은 번잡스러움에 더 오래

시달리고 힘든게 결혼한 여자의 삶이다.

내 이름으로 오는 우편물이 몇개나 있으며 내 이름이

필요할 때가 몇번이나 있을까

그러면서도 나의 역할은 또 얼마나 많아야 하는지..

어머니로, 아내로, 며느리로, 형수로....

정작 내 이름으로는 어느 것 하나 할 수 없으면서

그외 다른 이름들로는 얼마나 많은 일을 감당해내야 하는지...

결혼한 여자의 삶은 익명으로 하는 봉사활동같다.

많이 참아야 좋은 여자이고 많이 순종해야 좋은 여자이고

착한 여자가 좋은 여자라면 좋은 여자가 좋은 사람이기도

한건가? 좋은 여자가 좋은 사람이기도 해야 옳지 않은가

여자의 삶에 충실한 사람이 자기의 삶에도 후회가 없어야 하지

않는가. 좋은 여자로 살기 위해선 자기의 삶은 포기해야

한다면 한 인간으로서의 삶은 어디에서 보상받아야 하는가

그런 의문이 자꾸 생긴다.

누구든 자기의 삶을 행복하게 할 권리가 있다

자기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기위해선 자유가 필요하다

결혼한 여자들이 가장 궁핍한게 자유일것이다

자유는 누구에게 조금씩 배급받아서 쓰는게 아니다

인간은 누구나 자유로와야 한다

그래야 행복해질 수 있다

그렇지만 우리 사회가 여자의 자유와 권리에 대해서

얼마나 옹졸한가. 남자들이 남용하고 있는 자유와 권리들이

여자의 몫까지 흥청망청 쓰여지고 있는건 아닌지

아내로 어머니로 행복한 삶을 살고 있지만

더 이상 익명으로 살고 싶진않다

내 삶에는 나의 이름표를 달아야 하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