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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게 늙어가는 방법 60


BY 녹차향기 2001-03-02

"애들아, 잘 자...굿나잇.."
문을 닫아주고 나왔지만 잠들지 않고 조잘조잘 대는 녀석들,
이젠 좋은 말이 나갈리가 없잖아요?

"얼릉 자라고 했지? 맨날 방학인 줄 알아?"
잠시 잠잠해지는 눈치..
이리저리 오가다 아이에게 필요한 물건이 거실에 그냥 놓여있길래
방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그새 잠들어 있는 아이들,
정말 좋겠어요.
금방 잠들 수 있으니...

근데, 깜깜해서 잘 못 봤는지 뭔가 좀 이상한 느낌이 들었어요.
불을 켜 보았지요.
작은 아이는 미니 2층침대에서 자고,
큰 아이는 밑에 침대에서 자고 있는데
둘이 손을 꼬옥 잡고 잠들어 있는 거예요.
형은 손을 내밀어 동생의 손을 잡고 있고,
동생은 침대 아래쪽으로 손을 뻗어 형의 손을 잡고 있는 모습!
늦게까지 둘이 무어라 소곤소곤 거리며 재미있게
얘기를 나누다가 엄마의 어서 자라는 채근에 못 이겨서
잠든 형제의 모습이 어찌나 예쁘던지요.

가슴에 따뜻한 느낌이 몰려왔어요.

그래....
이담에도, 이 세상에 부모님이 안 계시는 그날에도
니들끼리 서로 다정하게 의지하며 사랑하며 살아라.

저희집 아이들은 잘 안 싸워요.
보통 남자애들끼리 종일 티격태격하고, 우격다짐을 하고, 몸싸움을 하는 둥 난리법석이지만 저희집 아이들은 나름대로 평화적인 해결을 잘하는지 종일 헤헤거리며 즐거운 시간을 갖는답니다.
어떨 때는 너무 지겨울 정도로 둘이 계속 웃어제껴서 시끄러울 지경이죠.
하지만, 곧 행복하다... 하고 시끄러워도 내버려두거든요.

오랜만에 개학해서 한 학년씩 올라가자 마음도 조금 더 새로워진 모양이예요.
새로 만난 선생님에 대해 긴장도 하고, 기대도 하고.
우리에게 그런 시절이 있었던 것이 불과 얼마전의 일 인것 같은데,
그쵸?

봄이 바짝 우리곁에 다가오고 있는 듯 하지만, 아직도 쌀쌀한 날씨가 계속 되고 있는데요.
전 기침감기에 걸렸는지 계속 잔기침이 멎지 않아요..
누가 기침 멈추는 좋은 방법 좀 알려주세요.
병원에 간다간다 하면서두 가지 못하는 게으름을 탓하며.

모두들 평안한 밤 되세요.
저는 빨래 삶은 것 세탁기에 들여붓고 자려고요.
온 집안에 빨래 삶아지는 냄새가 동동 떠다니는 밤.

안녕히 주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