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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자고 있었어?


BY qkrdudsk 2001-03-02

갑자기 며칠 전에 없어진 딸아이를 ?느라 쇼를 벌였던 생각이 나 혼자 웃어본다. 내가 좀 덜렁대는 건 인정하는 바이다. 하지만 이렇듯 황당 할 수가... 며칠 전 초등학교 2학년에 올라 가는 딸아이가 친구를 집에 데리고 와서 놀았다. 밖에 나가 놀다가도 심심하면 집에 와서 놀기도 하고, 또 집안이 심심하면 밖에 나가 놀기도 하고 하는 것이었다. 그러다 오후 다섯시가 넘어가자 나는 그 친구를 그 아이 집으로 돌려 보냈다. 그리고는 나는 우리집에 놀러온 이웃집 아줌마와 수다를 떨고 있느라 딸아이가 친구를 배웅하러 현관문 밖으로 나가는 것만 보고는 그 후론 신경을 쓰지 않았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시계를 보니 여섯시가 된게 아닌가! 서둘러 아줌마는 수다를 멈추고 집으로 돌아갔는데, 글쎄 딸이 보이지를 않는 것이었다. 난 그 때 부터 친구집으로 전화를 하기도 하고 아파트 내 방송에까지 딸을 찾는 방송을 내 보냈다. 하지만 딸은 돌아올 줄을 몰랐다. 7시가 되니 갑자기 무서워지며 눈물이 와락 쏟아지기 시작 하는데... 나는 딸이 함께 놀았던 친구 집을 수소문해서 그 집으로 찾아가 보았다. 그러나 그 아이는 우리 집에서 나올 때 헤어졌는데 내 딸이 어디를 간다고 했다는 것이다. 다리에 기운이 빠지고 막 바닥에 주저 앉으려는데 딸이 울음소리가 우리집 현관 앞에서 들려오는 게 아닌가? 난 갑자기 어디서 그런 기운이 났는지 순식간에 딸 앞으로 달려왔다. 그리고는 다짜고짜 딸아이에게 그동안 어디갔다 이제 왔느냐며 야단을 쳤다. 그러자 딸아이의 말 자다가 일어나 보니 엄마도 안보이고 동생도 안보여 집안이 텅 비어 있어 무서워서 울며 밖으로 나오는 중이란다. 세상에! 우째 이런일이!... 난 그동안 내 딸이 낮잠을 잔 적이 한 번도 없던 터라 딸이 자고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않았던 것이었다. 게다가 옆집 아줌마와 수다를 떠느라 딸이 들어오는 것 조차 볼 수가 없었으니... 딸은 그날 머리가 아파 침대에 들어가 누워 있다 잠이 들었단다. 이런 무심한 엄마가 또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