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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길(80) * 돈을 줍는 사람들*


BY 쟈스민 2002-01-08

이제 연말정산 시즌이다.

내가 그 일을 맡아하기 전까지 나는 솔직히 별 관심없이 되는데로
약간은 무관심하게 해마다 자료를 제출하곤 했다.

별로 돈이 되리란 생각을 구체적으로 해 보지 않은 것도 같다.

그런데 막상 그게 내일이 되고 보니 당장 마스터해야 할 부분이 되고만 것이다.

몇번씩이나 확인하고 또 하며 읽고 또 읽으며 머리속에 셋팅을 해 두며 일을 시작한다.

어떤이가 낸 두툼한 자료뭉치가 돈이 되고 있었음을 난 그제서야
알게 된다.

또 어떤이는 달랑 종이 한장에 자료는 텅비어 있어 도무지 세금공제 따위엔 관심도 없어 보인다.

지나치게 돈을 ?아간다는 일도 좀 그렇지만 돈이 보이는 데
줍지 않으려 하는 사람들도 있는 듯 하여 좀 아타까웠다.

나도 그동안은 아마 후자의 범위에 속해 있었던 것만 같다.

우리들이 사는 나라는 주어지는 소득에 비하여 지나치게 세금이 많은 것 같은데,
이런 저런 자료를 수집할 수만 있다면 그렇게라도 하여
박봉의 월급봉투를 다소 두꺼워 보이게 하는 한달을 맞이할수만 있다면 ...
기꺼이 그리하고 싶지 않은 사람은 아마 없지 싶다.

내가 직접 그 일에 참여해보니 도처에 널린 돈이 되는 이야기가
내 눈을 자극한다.

아마도 2002년은 많은 돈을 벌기 위하여 애쓰기 보다
새어나가는 돈 부스러기들을 긁어 모아 모아서 티끌이 태산을 이루는...
그런 한해를 만들고 싶어진다.

똑같이 주어진 시간, 비슷한 수입을 갖고서도 저마다 살아가는 방법의 차이에 따라
훗날 얻어지는 소득의 기대효과에 차이가 꽤나 난다는 걸 지금의
그 일을 해 보고서야 난 확연히 느낀다.

우리 모두는 우리가 당연히 누려야 할 우리의 몫을 찾기 위하여
노력하며 살아야 하지 않을까?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기는 하나 이미 만들어진 어떤 제도가 자신에게
어떤 이익을 가져다 주는지 관심을 잃지 않고서 살아가는 이에게
이 사회는 더 많은 혜택을 주는 것 같다.

자신이 일년내내 낸 세금을 고스란히 돌려 받아 갈줄 아는 똑똑하고
현명한 사람들이 왠지 다시 보아진다.

자신의 권리를 잘 찾을줄 아는 것도 참 소중해 보인다.

한해의 출발점에 서서 난 올 한해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그들을 보면서 내 나름대로의 청사진을 만들어 본다.

아마도 2002년의 나는 조금더 짠순이가 되어 있지 않을까?

요모조모 따져서 알뜰살뜰 꾸려가는 살림재미가 지금보다 더 늘어 갈 것 같다.

어떤이는 누구의 연봉만큼 되는 한달치 봉급을 받아가기도 하지만
그런이가 부럽거나 그렇지는 않다.

다만, 내가 의당 찾아가야 할 부분을 찾지 못하고서 살아온 시간이
지나간 날들속에 있다면
한번쯤은 다시 고쳐 살아야 할 부분이지 싶다.

두툼한 월급봉투의 두께를 부러워하기 보다는
아직 내게 머물러 있는 소박한 나의 젊음이 더 소중하기만 한
내 30대의 하루가 좋다.

오늘 난 돈을 줍는 사람들을 여럿 만났다.
그리고 주워야 하는 돈을 보고도 모른채 걷고 있는 이들도 만났다.

다시한번 돈을 어떻게 써야 하는가?
어떻게 주워야 하는가?에 대하여 생각하다 보니
지금까지의 나의 생각에 약간의 수정작업을 해야 할 것만 같다.

열심히 산 시간만큼 모두들 돈을 줍는 한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화려한 외양에 치중하기 보다는 알차고 실속있는 아낙이 되어
올해에는 나도 돈을 줍는 사람들이 되어 보련다.

그리하여 나눔의 의미를 알게 하고, 베품의 시간속에 머무는
그런 시간의 주인이 되고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