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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들산장을 다녀와서


BY 유금복 2001-03-01

행여나 날씨가 심술을 부릴까 가슴 졸이며,기다렸는데
날씨는 봄기운이 완연하여 우리를 손짓하고
있었습니다.

출발 하루 전날 비가 내려 마음이 개운치 않아
산장에 전화를 드렸더니 거기엔 눈이 왔다지 뭡니까?

아! 하나님, 이일을 어찌 하옵니까?
출발 하는날까지도 과연 그 고갯길을 넘어갈 수
있을지가 의문이었고, 다른 여러곳을 알아 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미 선금도 걸어 놓았고 당일날도
여러차례 산장 주인과 전화 통화도 하고.

주위에 다른 곳도 알아보니 가능 하다고 하여
그곳도 가능 하리라는 확신을 가지고 오직
하나님께서 지켜 주실것을 믿으며 강행군을 하였습니다.

각 성가대원들을 차안에서 핸드폰으로 연락을 취하며
참석자와 불참석자,교통편등을 확인하며 부지런히
목적지로 향해 달렸지요.

우선 임초리에서 만나 주인의 안내를 받기로 되어
있어서 청평 휴게소에서 전화 연락을 취하여
주인을 임초리까지 와 주십사 부탁을 드렸습니다.

임초리에 도착하니 주인께서는 이미 나와 계셨는데
미리 와 계실줄 알았던 안세혁 집사님 부부께서
아직 도착하지 않고 계셨습니다.

급히 연락을 취하니 길을 잘못들어 근처 눈밭에
빠지셔서 오도가도 못하며 애타게 구조를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정의의 기사 갤로퍼 출동!
주인장의 갤로퍼에 박남용 집사가 동행을 하여
눈밭으로 향해 안세혁 집사님을 찾아 떠났습니다.

밧줄을 연결하여 힘센 겔로퍼가 안 집사님 차를
끌어 내어 눈밭에서 탈출성공 무사히 임초리까지
도착하여 우리는 함께 다른 일행들을 전화로 수시로
연락을 취하며 좌회전 하는 행길에 나와
기다렸습니다.

약 30분쯤 후 조용철 집사님이 운전 하시는 카니발과
교회차가 도착 하였습니다.

우리는 갤러퍼의 안내에 따라 드디어 산길을 올라가기
시작 하였습니다. 그런데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닥쳐올줄이야.

첫번째 고개에서 교회차가 고개를 넘지 못하고
붕붕 요란한 괭움과 연기를 내뿜으며 달려 보고자
노력했지만 결국 포기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교회 이스타나는 길가에 주차 해놓고 목사님 부부와
일행등은 짐과 함께

주인의 갤로퍼와 카니발에 옮겨 타고 나서야
첫번째 고개를 겨우 넘을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 고개에서도 안세혁 집사님 차가 다른 길로
가는 바람에 다시 뒷 걸음 쳐서 올라 가고 앞에
가던 차들은 기다리고. 타고 가던 사람들이 내려서
걷기도 하고.
그리곤 두 번째 고개 점령 성공.

저는 고개를 넘으며 우리네 인생길에 대해서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 인생길이 평탄한 대로만은 아닐진대
진정 이런 고개를 만났을때 왔던길을 과감히 다시
뒷걸음질 쳐서 에너지를 충전하고 그 힘에 의해
박차고 올라가야 한다는것을.

주춤 거려 멈추면 영원히 그 고갯길을 넘지 못할것입니다.
멈추지 말고 달려야 하는 것입니다.

살다보면 몇차례 고비를 누구든지 만날것입니다.
그 고비를 우리는 현명하게 고갯길을 오르듯이
넘어야 하겠습니다.

길에서 헤메고 있는 동안 마침 이광식 집사님의
코란도가 도착해서 우린 함께 산장을 오를 수
있었습니다.

거의 다 왔을때 뒤에 오던 조용철 집사님의 카니발이
보이지 않자 길을 잘못든 것이 분명하여 가던 길을
멈추고 다시 핸드폰으로 연락하여 박남용 집사는
조용철 집사님 찾아 떠나고.

그 덕분에 권인숙 사모님은 너구리를 보았다고
소녀처럼 즐거워 하셨습니다.

너무 고생을 시켜 드리는것 같아 여러분들께
죄송하였는데 밝은 웃음으로 재미있다고 말씀해
주시는 사모님이 오늘 따라 더 아름다와
보이셨습니다.

늦게 출발 하신 박인춘 집사님 가정도 밤길에
무척 고생 하셨나봅니다.
청평으로 와야 하는데 양평으로 가셔서 길을 헤메시고
마중나간 주인과 박남용 집사의 안내로 험한 산길을 헤치고
오시다 결국은 포기하고 다시 내려가 길가에 주차해 놓고
갤로퍼로 가족들과 짐을 옮긴 후
산장으로 무사히 도착 하셨습니다.

예정 시간을 훨씬 넘긴 밤 열 한시 삼십분쯤 우리는
방인성 목사님의 "이런 성가대를 기대한다"(엡5:15~21)
라는 주제로
1. 축제와 삶의 예배 정신을 가진 성가대
2. 복음에 대한 응답을 노래하는 성가대
3. 수직적 사명과 수평적 사명을 함께 감당하는
성가대
4. 한국 기독교 문화 발전에 기여하는 성가대
에 대하여 주옥 같은 말씀을 배웠고 그 외에도
교회 음악 행정에 관한 것들도 심도 있게 배웠습니다.

교육을 마치고 우리는 목사님과또 대원들 상호간에
격의 없는 많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대화를 통해

우리는 서로에 대해 더 많이 이해 할 수 있는
넓은 마음가짐을 가지게 되었고 잘해 보고자 하는
의욕에 불타게 되었지요.

새벽 세 시가 훨씬 넘은 시간에서야 우리는 또 다른 일정을
위해 대화 시간을 마감 하고 취침 시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남자분들이 따로 마련되어진 두 개의 통나무집으로
옮기신 이후에도 여자 대원들은 밤을 꼬박 세워가며
많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거의 뜬 눈으로 밤을 지샌 우리 대원들이었지만
오전 열시 삼십분부터 있었던 임종아 권사님의
세미나는 두 눈을 반짝이며 경청을 하는 열성을
보여 주셨습니다.
"성가대의 사명과 자세" 란 주제를 가지고 진행
되었던 권사님의 명강의는 우리 모두를 도취 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역사적으로 성가대가 생겨난 배경부터 시작하여
어떠한 사명과 자세로 임해야 하는가에 대해 아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었습니다.
양념으로 곁들여진 권사님의 짧은 간증도 우리에게
시사해 주는 바가 컸습니다.

오는 길에도 미션이 나간 교회 이스타나 덕분에
대원들이 함께 힘을 합쳐 밀어야 하는 촌극이
몇번이나 되풀이 되곤 하였지만 우리는 웃어가며
이 일들을 즐겼습니다.

길에서 소비된 시간들도 많았던 이번 수련회는
다행히 날씨가 춥지 않아 밖에서 왔다갔다 해도
괜찮았고 많은 이야깃 거리들을 우리에게 남긴
수련회로. 모든 대원들에게 잊지 못할 아름다운
수련회로 남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교회차가 차를 돌리느라 이리 뒤뚱 저리 뒤뚱 하는
바람에 안주연양의 안경알 한 개가 땅에 떨어지는
불상사도 있었지만 저에게는 박혜영 언니와의
잊을 수 없는 아침 산책길이 또 다른 예쁜 추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아침에 일어난 혜영이 언니는 나를 불러 함께 산책
가자고 했습니다. 우린 손을 맞잡고 눈 길을 뽀드득
소리를 내어 가며 탄성을 지르며 함께 올랐습니다.

아무도 밟지 않은 눈길을 밟는 기분도 좋았고
산짐승들의 발자국을 발견 하는 재미도 쏠쏠 했으며
무엇보다 축령산 골짜기에 가득히 내린 안개속을
함께 거닐었고 그 맑고 상쾌한 공기를 폐속 깊이
들이 마시며 재잘재잘 오른 산길.

새들은 봄을 노래하고 있었으며, 시냇물도 얼음장
밑으로 흐르는 것이 아니라 온전한 모습으로 새들과
함께 봄의 합창을 연주 하고 있었습니다.

오랫만에 만난 버들 강아지에게 인사하고 어릴적
바구니끼고 꼬들빼기,냉이 씀바귀 달래등을 캐러
다닌 얘기와 봄나물등을 뜯으러 다녔던 이야기들도
함께 나누었습니다.

언니는 직접 냇가에 핀 버들 강아지를 보는 것은
처음 이라 하였습니다.

우리는 한 시간여를 잣나무 숲속에서 축령산의
정기를 마음껏 취한 후 산상 예배 장소를 마련 하고
내려왔습니다. 안타깝게도 산상 예배는 드리는
못했지만요.

먼저 함께 다녀온 우리 성가대원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와 사죄의 인사를 올립니다.

험한 길을 택해 무리하게 진행한점에 대해서
길에서 몇시간을 고생한 여러분께 죄송한 인사를
드립니다.

정말 이번 수련회는 우리의 뇌리속에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보배로운 추억으로 남을것입니다.

아이들도 진돗개 열 마리와 함께 무지 즐거운
시간들을 보냈고 녀석들도 모두 날밤을 세우다
시피 하며 수련회 시간들을 즐겼습니다.

방인성 목사님께서는 이런 산길은 처음이시라
하셨는데 좋은 경험을 드렸으리라 생각하면서
고생을 시켜 드린 점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