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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없는 남편5 처가살이 하게 된 이유~


BY poem1001 2002-01-05

씨 익 ~
즐거운 주말
그냥 자면 안되죠~ ^^

전 살림을 아주 잘한답니다
계절마다 집안 분위기를 다르게 하지요
음식이요~??
물론~

살림이 이렇게 재미있는 거구나 하며
새록 새록 신혼 삼개월에 접어 들때쯤
임신임을 알았을땐 또
얼마나 기쁘던지
열달 태교 자알하고~
드뎌 너무 이쁜 울 큰딸 푸른하늘을 순산했지요
출산 후 바라본 감동이란~

하지만 그건 아주 잠시
병원해서 퇴원해서부터
아이가 울어 대는데
그것도 꼭 밤에만~
정말 대책 없더라구요
병원도 가보고
목욕을 푹 자라고 밤에도 씻겨보고

친정엄마 아버지 이모 남편~
우리는 매일 저녁 모여 앉아서 회의를 했답니다
얘가 도대체 왜 우는가~
얘를 어떻게 하면 재울것인가~

똑깍 똑깍..
밤을 향한 시계소리
잠자는 숲속의 마녀처럼
밤만 되면 귀신같이 눈을떠서
죽기 살기로 우는 울 큰딸

십분정도 울어 대면
어느새 부시시한 모습의 가족들 하나 둘 모여들고
돌아 가면서 안고 서성거리고
꼭 안고 있으면 안울었거든요~
그것도 사람을 가려서
저나 남편이 안으면 울고
친정 엄마나 아버지 이모가 안으면
감쪽~ 같이 울음을 그쳤답니다

덕분에 초죽음이 된 친정집 식구들
몸조리하는 삼칠일도 넘어 버리고
전 정말 누가 집에 가라고 할까봐
날마다 가슴을 조이며 살았답니다
밤에 또 울면 어쩌나..무셔~

하지만
엄연한 우리집이 있고
비워 두는것도 하루 이틀이지요
드디어 우린 애하나 들려서
그동안 끌어온 살림들 보따리 보따리 싸서
예전에는 꿈같았던 우리의 보금자리로
차마 띄어 지지 않는 걸음으로
뒤돌아 보고 또 돌아보며 돌아 왔답니다

남편 출근하고
아이와 단둘이 남으면 ..그 공포감
얘가 울면 어쩌나~
나 엄마 맞어~????
전 낳아 놓으면 당연히 누구나
아이를 자알~ 키울 줄 알았거든요

근데 얘가 이젠 집으로 오더니
밤 낮 안가리고 우는거에요
전 거히 실신 상태가되었고
잠시도 손에서 안 떨어지는 아이 때문에
남편과 전 굶다시피 하면서 지냈답니다
너무 배가 고파서
아이 잠깐 잠들었을때
살금 살금 밥통으로가서
밥통을 끼고 허겁지겁 밥을 퍼먹는 심정을~ 어흑~

남편 퇴근해서 들어 오면
전 아이 옆에 앉아서
훌쩍 훌쩍 울고 있는 날이 매일
저보다 어린 남편은 또 무얼 알겠어요
주섬 주섬 짐싸서 호의롭게 외치는 한마디~

"자기야~ 가자~"

친정을 들락거리길 수차례
이젠 정말 가는것도 미안해서

머리는 쑤세미를 해서
아이 둘둘 말아서 안구
남편 우유 기저귀가방 들고
친정집 대문만 보면
얼마나 설움이 복받치던지
친정집에 들어 서자 마자
몰려와서 뺏아 가듯 아이를 데리고 가면
그제서야 엄마가 만든 음식이
이렇게 맛있는거구나..하면서
그동안 못먹은 밥 잔뜩~ 먹고

오랫만에 세수도 하고
머리도 감고
아이에게서 잠시나마 해방된 기쁨에
오랫만에 우아하게 앉아서
차라도 마시고 있노라면

지나가는 언니왈~

"오우~ 사람됐는데~
머리는 폭탄맞아서 애 포대기에 둘둘싸서
울면서 뛰어 들어 오더니~ㅋㅋㅋㅋ"

"우..띠... 언니두 결혼해서 애나봐롸..모.."

하지만 그 여유도 잠시
우리는 다시금
뒤돌아 보고 또 돌아 보며
우리들의 집으로 돌아 와야만 했지요

그러다 어느날에는 아이가 병이 났답니다
병원에서 아이가 설사가 멎을때까지
보리차만 먹이라고 하더군요
의사말 잘 듣는 저
하루 종일 보리차만 꼬박꼬박 먹였죠~
손녀가 보고파서
하루에도 열두번씩 전화를 하시는
아버지와 언니~
그날따라 갑자기 엄마하구 아버지하구 언니하고 오셨네요

아이를 본 아버지~

"근데 애가 왜 이렇게 마르고 기운이 없어 보이냐~????"

"웅~ 아부지 병원에서 보리차만 먹이래요..설사 멎을때까지.."

"그럼 지금까지 보리차만 먹였냐~?????"

"눼.."


울아버지 허둥지둥 나가셔서
바나나를 사오시더니
숟가락으로 으깨서 아이에게 먹이시니
울 딸은 사흘굶긴 아이처럼
허겁지겁 받아 먹네요

제 주위에 모여 앉은 친정 식구들의 짧은 회의

"쟤들이 아무래도 저러다가 애 죽이겠다.."

"그러게요~ 우리집에 오면 울긴해도 포동포동하긴 한데..
쟤가 애만 데리고 가면 뼈만 남으니.."

"안돼겠다~ 니들 당장 집빼구 들어와라~!!!"

그리하여 결혼 십육개월만에
친정집으로 끌려 들어온 우리 부부
친정과 아래 위채 산지가 벌써 육년째~

아마 우리 부부를 들어 오라고 말씀하시던
친정 식구들은 몰랐으리라
내 뱃속에 또 하나의 생명이 자라고 있었음을~ 흐~

큰아이 울음은 백일 지나니까
정말 감쪽같이 그쳤구요~
연년생으로 언니와 달리
너무 잠만 자서 뒷통수가 납작한
울 작은딸 푸른바다를 낳았답니다
(딸만 여섯 낳으신 울 엄마 연년생 딸 둘 낳아 드리니
을마나 좋아 하시던지~ ㅋㅋㅋ)

지금도 친정에 빌붙어서
거기다 직장까지 다녀서
엄마하거~ 아버지하거~ 아이들 아프면
병원 데리고 다니시게 하는
웬수덩어리 딸~!!

누가 들어와 산다구 했나 모~ 흐흐~




부모님은 영원한 그리움입니다
당신들이 곁에 계셔도 저는 당신들이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