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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모님모시고 사는 착한 내 남편...


BY pinekone 2002-01-05

나는 386세대에서 그리 흔치 않은 무남독녀다.
부모가 계시고 유복한집 무남독녀야 공주중에서도 급수가 젤로
높은 상공주님이겟지만
애석하게도 난 급수로 따지자면 무수리과이다.

아버지 일찍 여의고 엄마 혼자서 자식 키우누라 바빴던 집의
무남독녀였다.
아버지형제나 외가쪽으로도 번성한집이 아니라서
어린시절에는 지독한 외로움같은것에 지치곤했었다.

나는 세상에서 둘도 없는 불효자식이다.
홀로고생하며 키운 엄마의 성격을 맘에들어하지 않고 사사건건
부딪히며 싸우는 나쁜 딸이기도 하다.
나는 친정엄마를 엄격히 따지자면 어쩔수 없어서 모시고 사는건지도
모른다.

엄마혼자서 따로 살게한다면 모든 상황이 안타까울것이 뻔하므로
말이다.
둘째아이를 낳고 부터 줄곧 모시고 살고 있다.
남들은 속모르는 소리도 한다.

"친정엄마모시고 사니 얼마나 좋아요?"
하고 말이다.
반반이다. 어차피 세상살이라는게....
내가 외출하고 일을해도 아이들 밥걱정따위에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것은 아주 편한쪽이고
가끔은 시댁눈치며 남편 눈치며 살펴야하는 적쟎은 스트레스를
갖고 살아야한다.

그뿐인가?
무엇보다 내 프라이버시에대한 완전 노출이다.
숨기고 싶어도 숨길수 없다. 내 사생활의 노출은 아무리 부모자식
간이지만 가끔은 자존심상하게도 하고
끼치기 싫은 걱정도 보이게 하기때문에
불편할때도 많다.

친자식인 나도 여러 염려속에서 엄마를 모시고 사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남편에게 가끔은 미안하기도 하지만
타고난 심성이 워낙에 정이 많은 사람이라
나보다 장모님을 위하는 마음이 기특하다.

남편이 장모님께 돈으로서 잘해준다는 얘기가 아닌것쯤은 잘알것이다.
난...
내 맘으로 남편의 장모님에대한 사랑을 느낀다.
그 고마움은 평생 값지 못할 내 숙제일지도 모른다.

처가쪽이 번화하지 않아 처가집에서 밥한끼 번듯하게 얻어먹고
사위대접 제대로 받아보지 못한 남편이다.
용돈 달라고 조르는 이쁜처제하나 있었음하는것이
남편 바램이다.

에세이방 아줌마들...
행복하신분들입니다.
처가집에서 남편 따스히 밥대접할수 있고 하룻잠이라도
재워줄수 있는것 말입니다.

전 남들이 다해주는 처가사랑도 제대로 주지 못하면서
남편에게 장모님 모시는 평생숙제를 주고 있군요...

잦은 모녀간의 묘한 심리전에서도 항상 중재자로 나서서
해결해주는것도 바로 남편이구요..

그래요...행복하다면 행복하지요...
친정엄마가 항상 곁에 계시니 말입니다.
저는 욕심장이 인가봅니다.
그래도 명절날 차례지내고 처갓집으로 향하는 우리 시숙이나
시동생을 보면
남편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곤합니다.

남편에게 그 흔한 처남하나, 처제하나 보여주지 못한것이
말입니다.
올해 다가올 정월명절도
집에서 혼자 기다리는 친정엄마를 모시고 온천이나 다녀와야겟습니다.

저도 딸하나 아들하나 키우는데요..
앞으로 우리딸하고 아들넘 시집장가 보낼때는 식구많은집으로
보낼거에요...

어려운 시절 형제들 많아 고달프게 자라온 님들이지만
세월지나 지금에 이르니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는 이들은
그래도 피붙이 형제들이시죠?
그러니 형제애 돈독히 유지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아구...그냥...
오늘또 그냥 외로워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