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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오빠로 영원히...


BY beautykim5 2001-02-20

여자는 갑자기 슬퍼집니다.
오늘 남편과의 말다툼끝에 여자는 처음으로 머리를 맞았읍니다.
순간 충격이 너무 컸습니다.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하는지 잠시 혼돈스러웠습니다. 그러나 여자는 자신의 의도와는 다르게 큰소리로 남편에게 대듭니다. 스스로 천하지 않게, 좀더 합리적으로라는 말을 되새기면서말입니다.

평소처럼 늦잠을 자는 여자는 계속 잠을 청했습니다. 그러나 아이의 울음소리와 우유를 타기 위해 부스럭대는 남편때문에 눈을 떴습니다. 아이에게 우유를 먹이고 여자에게 다가와 사랑을 고백하는 남편이 여자는 너무나 사랑스러웠습니다. 새벽일을 나가는 남편을 아이 핑계로 배웅못한지가 기억에서조차 사라져버렸습니다. 아이를 핑계로 시장한번 제대로 가지 못해 변변치 못한 밥상을 차려주면서도 큰소리 치면서 살던 여자였습니다.

옆동에 살던 시누에게서 아침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어머님이 편찮으셔서 약을 지어 같이 가자는 이야기였읍니다. 교대 근무를 하는 남편이 다른 가장과 다른 리듬으로 생활을 하는 덕(?)에 자주 기사가 되어 주던 남편이 여자는 못내 못마땅한 차였습니다. 그러나 어머님이 편찮으시다니 당연히 찾아뵈는게 도리여서 약값을 주어 시댁으로 보냈습니다.

하지만 오늘의 부부싸움의 시발은 이 이야기가 아닙니다.
어머님을 뵙고 시누와 함께 간 시누친구집때문이였읍니다. 시댁 방문이후 완전히 기사가 되어 버린 나의 남편 존재가치의 하찮음이 느껴져 참을수가 없을 만큼 화가 치밀었읍니다. 도대체 이 저녁시각까지 여자들 수다떠는데 이 남자는 무얼 하고 있을까 하는 나의 불만...

귀가한 남편을 여자는 무시해 버렸습니다.
그리고 잠시 적막이 흐른후 여자는 남편에게 물었습니다.
그러나 남편은 여자에게 되물었습니다.
아픈 시어머니 뵈고 온게 뭐가 잘못이냐구...
서로 다른 점에 실망을 하고 언성을 높이며 싸우기 시작했습니다.

남편은 아직도 돌아오고 있지 않습니다.

연애시절, 그리고 지금까지의 길지 않은 결혼생활동안 가장 실망스런 남편을 보면서 그 시절의 오빠라고 불리던 존재를 그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