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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노부부 이야기>


BY 산아 2001-12-19


며칠전에 불우이웃 돕기 성금이라고
일괄적으로 몇천원씩을 걷었습니다.
다행히 제 손으로 단돈 오천원을 준 것이 아니고
그냥 일괄적으로 월급에서 떨어져 나가
그나마 덜 부끄러웠습니다.

살아가면서 자신을 계속 비워내고
욕심내지 않고 살아가고자 노력하지만
자신있게 정말 더불어 잘살고 있다고
말하지 못하겠습니다.

오늘은 도장집 노부부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조그만 읍내의 낮은 스레트지붕아래
작은 도장집이 있습니다.

달랑 책상 하나와 도장파는 기계만 있는 집.
곁으로는 허술해보이지만 70을 바라보는
할아버지의 도장파는 솜씨는 일품입니다.
가격은 조금 비싸지만........
그리고 절대로 그 할아버지는
도장값을 깍아주지는 않아요.

60이 넘으신 도장집 할머니 아니
아주머니라 불러도 좋을만큼
정말 활기차게 살지요.

오늘도 할아버지는 할머니를 자전거에 태우고
어디에 가십니다. 어디냐고요.
할머니가 봉사하러다닌 집이지요.

자식들을 다 출가시키고 크게 돈들어가는 일없고
몸 건강하니 이제는 그나마 건강한 몸으로
무엇가를 해야한다면서.

요즘 도장집할머니는
산꼭대기의 한 허름한 집으로
희망을 불어넣어주러 다니십니다.

40에 뇌수술후 반신불수가 되신
그집 아주머니와 술로 만신창이가 된 아주머니의 남편이.
있는집.
아이들은 집안이 엉망이니 밖으로 돌고.
할머니가 그집으로 가셔서 제일먼저 하시는 일은
몸을 쓰지 못하는 아주머니를 씻기고 집안을 청소하고
절망으로 만신창이가 된 아저씨를 위해
한끼밥이라도 차려주고.
그다음은 아주머니의 굳어진 수족을 운동시킵니다.

그렇게 그꼭대기집에 다니기를 몇개월.
희망이 없어보이는 집에 희망의 향기가
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아저씨는 이제 술을 끊고 일을 나가기
시작했고 애들은 온기가 있는 집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답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드러내지 않고
묵묵히 주위를 돌아보며 사는 도장집
부부의 삶을 보면서 참으로 많은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오늘도 내새끼 내남편만 챙기는 계산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는 나.
또 다른 사람에게는
어떤 모습으로 비추어질까 겁이납니다.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고
애들에게 가르치지만
내삶의 모습에서도 어떤 향기가
나는지는 자신할수없습니다.

오후6시가 되면 도장집 할아버지는 할머니를
데리러 갑니다.
해거름이 질무렵 자전거를 타고 오시는
노부부의 삶에서 꽃향기보다 더
향기로운 삶의 향기가
피어나는 것을 봅니다.


........나도 저렇게 정말 아름다운 모습으로 살아가야
겠다고..........
...... 살아가는 모습에서 꽃향기를 피워낼수 있도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