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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엄마


BY 언제나 2001-02-19

겨우 네밤
엄마는 또 다시 오빠집으로 돌아가신다
아무리 더 계시다가 가시래도 도무지 막무가내다
뭐가 그리도 미안하고
뭐가 그리도 불편하신지...
나 땜에 힘들지
나 땜에 고생한다
나 미안해서 더 못오겠다
왜 그러시는지..
그저 짐될까 걱정하고 딸이 당신땜에 돈쓸까봐 걱정하고
젊은시절 남편일찍여의고 세상을 혼자힘으로 버텨오신 분
이제 연로하신 몸으로 딸 집에 나들이 오셨는데
어쩌다가 한번씩 오시는 그 걸음도 미안해하고 불편해 하시니..
엄마 오셨다고 거창한 반찬한가지 올리는것도 아니고
우리 먹는 밥에 숟가락 하나 얹어서 드시는 건데..
왜 그러시는지..
언제나 고생하신 엄마에게 잘해드려야지 하면서도
현실에 묻혀서 나 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제대로 대접한번 해 드리지 못하고 있는데..
그저 밥한술 얻어 드시는것 마저도 미안해서 어쩔줄 몰라하시니
다같이 배 아파서 낳은 자식들인데
딸집이면 어떻고 아들집이면 어떻다고
눈치밥을 먹어도 내 있을자리에 있어야 한다니..
오늘 가시는 이 걸음이 언제 또 있을런지..
차가 움직이고 있다
엄마가 빨리 들어가라고 손짓을 한다
이제는 모든걸 잊고서 당신자신을 위해 사셔도 될텐데..
아직도 자식들 걱정을 하고있으시니...그저...
나 좀 괜챦으면 정말 잘해드려야지
그러나 그럴쯤이면 엄마는 이 세상에 안계시겠지
잘해야지 잘해 드려야지 엄마한테..더 늦기전에..
시끄러운 소리를 뒤로한채 버스는 떠나갔다
왠지 모를 허전함이 물밀듯이 밀려오고
코끝이 찡하고 눈물이 난다.. 언제나 그랬듯이...
버스를 보내고 돌아서는 이 허전함은 뭐라 표현키가 어렵다 정말로..
엄마!
정말 미안하고 죄송한건 이 딸인데..
엄마보다는 내 가족들 챙기기 바쁜 이 못난딸인데..
엄마 죄송해요.. 잘 할께요
제발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세요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