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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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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님 그리고 여름날님 그리고...


BY 남상순 2000-08-03

저의 부족한 글로 잠시라도 언잖았던 바람이님 그리고 여름날님

그리고 모두에게 시원한 글 하나 드립니다.






친구사이의 만남에는

서로 영혼의 메아리를

주고 받을 수 있어야 한다

너무 자주 만나게 되면

상호간에 그 무게를 축적할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도

마음의 그림자처럼 함께할 수 있는

그런 사이가 좋은 친구일 것이다.

만남에는 그리움이 따라야 한다.

그리움이 따르지 않는

만남은 이내 시들해지게 마련이다.

진정한 만남은 상호간의 눈뜸이다.

영혼의 진동이 없으면 그건

만남이 아니라 한때의 마주침이다.

그런 만남을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끝없이 가꾸고 다스려야 한다.

좋은 친구를 만나려면

먼저 나 자신이 좋은 친구 감이 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친구란

내 부름에 대한 응답이기 때문이다.

끼리끼리 어울린다는 말도

여기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이런 싯구가 있다.

사람이 하늘처럼 맑아 보일 때가 있다.

그때 나는 그 사람에게서 하늘 냄새를 맡는다.

사람한테서 하늘 냄새를 맡아본 적이 있는가.

스스로 하늘 냄새를 지닌 사람만이

그런 냄새를 맡을 수 있을 것이다.

혹시 이런 경험은 없는가.

텃밭에서 이슬이 내려앉은 애호박을 보았을 때,

친구한테 따서 보내주고 싶은 그런 생각 말이다.

혹은 들길이나 산길을 거닐다가

청초하게 피어 있는 들꽃과 마주쳤을 때,

그 아름다움의 설레임을 친구에게

전해주고 싶은 그런 경험은 없는가.

이런 마음을 지닌 사람은

멀리 떨어져 있어도 영혼의 그림자처럼

함께 할 수 있어 좋은 친구일 것이다.

좋은 친구는 인생에서 가장 큰 보배이다.

친구를 통해서 삶의 바탕을 가꾸라.

- 법정 스님의 오두막 편지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