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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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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말리는 부부 29 ( 여인천하 )


BY 올리비아 2001-12-18

비누 거품속에 얼굴을 감추고
열심히 푸샤 푸샤하던 중..

가녀린(?)나의 손끝에서 느껴지는
귓가에 메달린 귀고리가..

탁~
풀리는듯한 청아한 소리와 함께
동시 다발로 커진 두눈과 입..

허걱@@..

잽싸게 거울을 보니 한쪽귀에
걸려있던 귀거리가 원인불명의 가출을..

뭬야!!!
뉘 감히 어느 안전이라고
내 허락도 없이 가출을 한단 말이드냐~
나의 미모를 떠 받춰줘야 할 네 막중한 임무를 그새 잊었드란 말이더냐~~
(에그그.. 내 또 이눔의 왕비병...그나저나 이를 우짤꼬~ 쩝)

그렇게 난 세수를 하다 말고 욕실 바닥을
빈 라덴 찾듯 구석구석 찾기 시작했건만..
아무리..아무리 둘러봐도 없는게다..
(동굴에 숨은 빈라덴 찾듯..내 욕실을 폭파할수도 없고원..)

그래도 내래 포기하지 않고 세면대 앞에서
이리저리 귀거리가 떨어질 각도까지 계산해
가면서 꼼꼼히 둘러봐도 찾지를 못하자..ㅠ.ㅠ;

휴~~체념과 더불어 슬슬..열 받기 시작했다..♨

우쉬..이거 얼마주고 샀더라..
혹시 세면대에 떨어져 내려가 버린건가..
아냐..내가 분명 보고 있었는데..
구럼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거여~

에구..증말 디따 비싼 세수했네..에이~~

이러며 욕실에 나와 만화를 열심히 보던
막내한테 넌지시 지원요청을 해보았다.

"다희야~ 엄마 귀거리 잃어 버렸떠~~"
"어디서?"
"웅 욕실에서.. 너가 함 찾아볼래?"

혹시나 내가 보지못한 귀거리를 고녀석이
찾을수 있을까하는 일말의 기대를 걸며 말을 건네니..

이 녀석 내 말이 끝나자마자 총알같이
욕실로 들어가 한참을 찾는듯 싶더니만..

"엄마..없는데??..."
".음..구..래.."(내 그럴줄 알았씀이야~~)

에구구..난 그때부터.. 갖은 고뇌의 표정으로
머리카락 쥐어 뜯으며.. 소파에 디비 누워
혼자 쌩 몸부림을 치며..소리없이 괴로워하고 있는데..

그런 내 모습을 가만히 옆에서 바라보던
막내 딸이 슬며시 내게 다가와서는..

"엄마..있잖아.. 기도해 봐..그러면.. 나올지도 몰라.."
"엥??..그.그래.."(주여~~흑흑..딸애가 보기에도 내 현상태가
종교의 힘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나부당..기특한 자쉭..ㅠ.ㅠ;;)

"오우..쮸여~~@#$#@$..."(←눈감고 두손 모으고 기도중..ㅎㅎ)

"엄마.. 뭐라고 기도했어?"
"하느님 아버지 귀거리를 찾게 해주세여..아멘..이케.."
"어? 나도 아까 그렇게 기도했는데.."(ㅎㅎㅎ)

그날 저녁에 울 남푠 들어오자 난 고자질하듯..

"자기야..나 귀거리 욕실에서 잃어 버렸다?"
"잘 찾아보지 그래.."
"아무리 찾아봐도 없어"
"그럼..뭐 내려 갔나보네.."
"그런가?..참 희한하다 내가 세면대를 분명 보고 있었는데..
떨어진거 못 봤거든.."
"구럼 그게 어디로 가냐? 너가 못 본거지.."
"..그런건가.."

흠..그려.. 눈 깜짝할 사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두눈 크게 뜨고 있었어도 눈 깜짝할때 내려가 버렸는지도..

그날의 해답은 바로 눈 깜짝할 사이..로 결정내고
그렇게 아픈마음을 진정시키며 체념해 버리기로 하였다..

그러던 어느날..며칠 전부터..
세면대에 물이 어째 잘 내려가지 않는게다..

자칭 타칭 우리집 맥가이버..
우리집에서 크고 작은 왠만한 하자보수는
곰돌이 남푠이 툭닥거리면 거의 고쳐진다.

우리의 영원한 맥가이버..(←이소리 디따 좋아한다..)

뭐 돈 들어가는 말도 아니고 가끔 내가
곰돌이 일 시켜 먹을때 자주 애용하는 말이당..ㅋㅋ

집안에 그렇게 고장난 물건 신고접수만 하면
우리의 맥가이버가 연장들고 폼잡고 나타나 한두번
툭탁거리면 정상 가동이 되곤 하여 지어진 이름..

오로지 나의 막중한 임무는
그렇게 고장난 곳 있으면
조신하게 남푠 오기만 기둘렸다가
아주 친절히(?) 설명만 해주면 된다..ㅎㅎ

그날도 그렇게 세면대에 물이 자꾸만 고이자
우리의 영원한 맥가이버가 연장하나를 턱 들고는
욕실에 들어가 세면대 밑에 에스자로 된 파이프를
열심히 분해하는 것 같았다..

내래 이젠 욕실에는... 관심도 없다.
고져 딸들과 열쉼히 여인천하에 몰입하며 보고 있는데..

잠시후..욕실에서 나온 의기양양한 남푠..

디따 큰 목소리로 다 고쳤다는 말과 함께
깊은 한숨을 내쉬며 거실로 나왔지만..

우리집 여인네덜..
아무두...쳐다 보지도.. 않는다...-.-

"야~ 다~~고쳤다~~이젠 물 시원하게 잘~ 내려간다~~^0^"(←의기양양)
"우쉬..알았으니까 조용히 좀 해...-.-"(오냐~ 애 썼느니~~)

우리집 여인들..여인천하 보는중..

"야 무신 씨레기가 한주먹 나오더라.."
"..알았다니까...."(허~참..내 입 다물라 했거늘~~)
"...야..이거 좀 봐라.."
"좀 비켜봐..안보여~~"(이런~ 무엄한지고..썩 물러서지 못할꼬~~)
"-.-...."

우쉬..경빈 디따 얄미버..

그렇게 우린 현재의 여인천하의 모습으로
과거의 여인천하의 사극을 열쉼히 보고 있는데

울 남편 여전히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말없이
내게 다가와 뭔가를 스윽 내미는게 아닌가..

"에이~~참.. 안 보인다니까..."(여봐라~~네 이놈을 내치거라~~)

뜨악@@
"엥??..뭐여.."

"어??.. 이.이.이거 어디서 났어??"
"어흠..파이프 속에 있더라.."
"우와~~구랬구나..어머머머.."(이론~~감축..감축할 일이로고~~)

세상에나 며칠 전에 잃어버렸던
귀거리가 그 곳에서 나올 줄이야...

증말..울 막내 말데로 그 기도가 이루어진건지..
하여간 난 그날 기분이 하늘땅 만땅 디따 좋은 밤이었다..^^

흠..
내 이렇게 기쁜날.. 가만 있을수야 있겠느냐..

어흠.. 여봐라~~
내 오늘밤은 맥가이버의 침실로 들 것이니라~~ㅋㅋㅋ

그날 밤..그렇게..
우리집 여인천하의 중전은..

맥가이버의 침실로 들어가는
나의 섹쉬한 스톱 모션으로... 막을 내렸도당..

♪어~흐~~~~어흐~~어흐흐~~~~^^(흐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