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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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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살자


BY 얀~ 2001-12-17

대화중에 남편이 꼬집는 말이 '재미'란 거다.
"넌 삶을 재미로 사니?"라고 말하면 속말을 한다. 삶은 진지해야 하지만 작은 부분 즐거움도 있어야 한다고. 하루 내내 일만 하면 질릴거야. 음악도 듣고, 책도 보고, 하고 싶은 일도 약간씩 해야 질리지 않는 거야. 양념처럼 조금씩 쳐져야 재미도 있고, 웃음도 있거든.

열심히 살던 남편이 어젠 뜬금 없이 말하더라구요.
"난 뭐했나 싶다"
가슴이 덜컹했죠. 이 남자 37살되더니, 약간 우울한 그림자가 보이기 시작하더라구요. 그래서 마구 과격하게 배를 찌르고, 어깨를 주물러 주면서 말했죠.
"당신은 정말 멋진 인생을 살았어!"라고.
'재미'가 있어야 해요. '재미'가 풍풍 터져나와 쉴새 없이 에너지가 되고, 활력소가 되었음 좋겠어요. 사실 재미라고 하면 호기심이나 나쁜 걸로 생각하는데 그건 아니죠.
갑각류의 껍질을 뒤집어 쓴것처럼 무의미하게 흐르는 시간을, 순간순간 아끼면서 깨어있고 싶어요.

어제와 같은 24시간, 다른게 있다면 오늘은 많이 웃은 거다. 오전에 전화를 받았다.
"tv고장인데요 가져가려구요."
가끔 소비자가 매장에 tv나 비디오, 무거운 전자렌지를 들고 온다. 가벼운건 문제가 안되지만 25인치 tv도 가져온다. 남성보다 여성일 경우도 있는데 씩씩하다 생각한다. 오늘도 그런 여성을 만났다. 차에 싫고 매장에 내려주시면서 하는 말이 이랬다.
"가져다 주면 출장료는 안붙는담서요!"
'네!!!"
사실, 20인치 tv를 들고 온다고 걱정을 했는데, 봉고에 아이를 태우고 왔다
"아고, 이 무거운 걸"
"하하하, 우유박스에 길든 팔뚝이라"
씩씩한 팔뚝에 박수를 보낸다. (나두 씩씩한데, 풋핫핫핫. 세탁기 냉장고 밀고 거드러 주느라)

메뉴를 짯다. 어머니 생신을 위해서 국은 미역국이요, 갈비찜, 고등어 조림, 김구이, 잡채, 그외 밑 반찬은 식품점에서 세 종류 구입이라 적었다. 세부목록은 쪼로록 적는다, 쇠고기는 국거리 두근, 돼지갈비 다섯근, 고등어 세마리, 김구이된거 둘, 당면엔 시금치 오뎅 돼지고기 채썬거 반근, 그외 밑반찬류. 가게에 앉아 있는 아내를 위해, 남편이 장을 본다. 시간 절약 차원에. 장 볼 목록을 다시 적고 있는데, 모임의 전 회장님한테 전화가 왔다.
"오늘 모임 올거지?"
"우히히, 어머님 생신 준비, 시누님도 오고..."
"딸들은 일년에 몇번오니깐, 일년내 밥해주고 그랬으니 준비 다하라고 하고 나와"
"풋핫핫핫, 나 어머님 밥 안해줘서 그리 못햐"
"아고고~~"
어머니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시고, 일찍 주무신다. 난 늦게 들어가 밥먹고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난다. 그리하야 아침엔 어머님이 밥을 하고, 늦게 들어가 반찬을 한다.

요즘 손님이 오면 장사를 한다기 보다, 어떻게하면 웃어보나 연구하는 사람이 된다. 기를 쓰고 웃는다, 확 바꿔보고 싶다. 바꿔 바꿔 모든 걸 다 바꿔. 웃음로 다 바꿔, 바꿔, 모두 다 바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