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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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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칼국수


BY 솔밭 2001-12-15

첫눈이 내리면
컴을 통해 알고 지내는 아줌마들끼리
오래된 팥죽집에서 모임을 하기로했다
어제 눈이 제법 많이 쌓이고 추운 날씨지만
의기 투합해서 점심때 만났다

가을모임 이후로
오랫만에 보는 얼굴이지만
각자의 위치에서 남편과 아이들을 위해
열심히들 살고있었다

대를 물려 장사하는 그곳은 입구부터 허름하고
탁자 몇개에 적은 방 하나지만
여름엔 비빔국수로 겨울엔 팥죽으로
내 고장에서는 꽤 알려져있다

손으로 밀어낸 국수가
진한 팥물에 담겨 큰 스텐 대접에 나오면
눈이 휘둥그르레지며 이걸 어찌다 먹나 하지만
수다를 섞어 조금씩 먹다보면
어느새 빈그릇이 된다

학창시절에 맛을본 사람들은
결혼을 해서 입덧을 할때
그 맛이 그리워 고향을 찾는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호사스런 첫눈 잔치는 아니지만
소박하고 어머니의 손맛같은 팥물에
행복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