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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먹는 마누라의 악처 일기 - 10 (안재욱과의 썸씽이 있었다니. ^^)


BY 곰네 2001-12-15

때르르릉~~~
오래간만에 친한 친구로 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그 친구 지금 방송국에서 꽤 잘 나가는 구성작가를 하고 있습니다.
"곰네야 너 오늘 여의도로 안나올래?"
"왜 그래? 무슨일 있어?"
"어 별일 아니고 그냥. 너 본지도 오래 되었고. 그래서.
오늘 약속 있니?"
"아니. 뭐 별일은 없어"
"그래? 어 나 안재욱이랑 몇시에 만나야 되는데 너 그때 올래?"
허걱!!! 안재욱?? 이라고??
순간 저는 너무 놀랐습니담.
"야 탈렌트 안재욱??"
"어 그래 "
"야 너 안재욱이랑 잘 아니?"
"알긴 뭐 일 때문에 만나기로 한거야. "
"어 그래? 그래 그럼. 나갈께."
떨리는 손을 진정하면서 전화를 끊었습니다.
'아니 안재욱이라고?'

뛰는 가슴 주체할 길이 없는 것입니담.
서둘러서 옷을 입고 화장을 하고 여의도로 갔습니다.
차가 막힐까봐 전철을 타고...
'안재욱이라고....?'
약속시간에 늦을 까봐 가슴이 조마조마하고...^^
다행히도 도착하니 약속 시간 5분 전 이었습니담.

만나기로 한 까페로 들어가니
친구는 벌써 와서 기달리고 있었습니담.
'기집애 약속시간 잘 지키고... 기특한 것...^^'
저는 친구한테로 다가 갔습니다.
"어 벌써 왔네?"
"응 원래 조금 일찍와서 기달려."
"야 너 많이 변했다. 옛날에는 30분씩 늦는 건 기본이였잖아."
"ㅎㅎㅎㅎ 그래. 일 하니깐."

'기집애야 부럽다. 부러워....' 하는 마음이 마구 생기는 겁니담.
"근데... 안재욱은 왜? 왜 만나는데??"
"어. 촬영 전에 미팅하는 거야"
"어~~ 미팅..."
저는 기 안죽을려고 최대한 태연한체 하면서
"근데 안재욱은 언제 오는데??" 하고 물었습니담.
그러자 친구는 시계를 보면서
"어 인제 올꺼야? 올 때 되었네."

여러분 그때 뛰는 저의 가슴은 정말 ....
말로는 표현 못합니담.
세상 태어나서 그렇게 두근거리긴 첨이라니깐요 ^^
"어 저기 온다."
친구의 말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안재욱이 정말로 저쪽에서 걸어오고 있는 겁니담.
저는 그 모습이 슬로우 모션으로 머리에 각인됨을 느꼈습니담.
'와~~~ 정말 안재욱이구나...'
흥분이란....정말 ....

친구가 일어나서 안재욱을 맞으면서...
"아 저 실례가 될지 모르겠어요. 제친군데요..."
"아 네..."
"그쪽에 앉으시죠"

친구가 제 옆자리를 가리키는 겁니다.
'아니 안재욱이 내 옆자리에... 어떡해에....'
얼굴이 불그락불그락 가슴이 너무 떨려서
앉아 있을 수가 없더라구요........

그때였습니담.
"아~~~ 춥다." 하는 소리와 함께
어디서 차가운 느낌이 확 드는 겁니다.
"누굿...?"
"어?? 왜 그래?"
여러분 누군줄 아세요?
팔푼이 남편이 이불을 들추고 들어오는 겁니담.
"야 너 꿈꿨냐??"
"에이?f!"
"왜 그래?"
"야!!!!!!! 너땜에 산통 다 깨졌잖아!!!!!"
"뭐 무슨..?"
"내가 너땜에 되는 일이 없다니깐 정말..."

그순간의 설레임으로 아직도 가슴은 두근거리는데
꿈이라니...... 절망입니당 ㅠㅠ
이씨.... 정말 중요한 순간에 남편이 차가운 발을
제 허벅지에다가 갖다가 댄겁니다.
타이밍은 증말 잘 맞춰요 하여간....
저는 다시 이불을 쓰고 누웠습니담.
꿈 이어서 꿀려고...
그런데 아무리 이어서 꿈꿀려고 해도 안되는 겁니담.

이씨....아무리 생각해도 억울하고 분해서.^^;
그래서
"야 잠이 안오잖앗!!!! 너 오늘 잠 다잤어.
너 맞을래? 아님 잠 안잘래?? 이쒸~~"
"왜 그래. 나 졸려 얼렁 자자 응?"
어휴 저걸 정말...

다시 꿈도 안꿔지고 잠도 안오고... 열받아서 몇대 팼습니담.
"야 맞아도 이유는 알고 맞자 어?"
"몰라도 ??!
너 나의 단잠을 깨웠다는 것 만으로도 불경인거 알쥐??"
퍽퍽 홧김에 몇대 더 때렸습니담.
"아이고~~~" <----남편 신음소리^^;
"그러게 나 승질 더러운거 알면서 왜에 중요한 싯점에서 날 깨워.
드러운 발로."
"야 잘못했어... 근데..."
"뭐얏!!"
"무슨 중요한 싯점인데??"
"그건 몰라도 된다니깐. 너 더 맞을래?"

이래서 저의 안재욱과의 썸씽(?)은 불행한 결말로 끝났습니다.
여러분 김새죠?
저는 그때 더 김샜습니담.ㅠㅠ

다음날.
남편이 무슨꿈이었냐고 집요하게 물어보더라구요.
그래서 남편한테 무슨꿈 꿨는지 알려줬냐구요?
에이 무슨 그런....^^
물론 안 갈춰줬죠.(저도 남편 관리 한담니담. 하하하하)
제가 갈쳐줬으면 궁금증은 풀어졌겠지만
지가 얼마나 서운했을까요...(또 화장실에서 쭈그리고 앉아서 담배 피울까봐...^^)

지금 생각해도 깨운죄는 괴씸하지만
안재욱이 꿈이라고 말 안한 저 자신.
너무대견스러움^^(<---재수없어도 할 수 없어용~~~)
이 일로하여 저도 깨달은 것이 있습니담.

팰땐 패더라도
상대방의 가슴에 상처가 되는 말은 아끼자.
왜냐??
몸의 상처는 시간이 흐르면 치유되지만
마음의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 흉터를 남기는 법이당.
오늘 제가 여러분께 감히 하고 싶은 말이었습니담.
에고 부끄러버랑.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