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초등학생의 뇌진탕 책임은 누구에게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313

oh! happy day!


BY 雪里 2001-12-08


어쩌면!

그이의 목을 끌어 안고 난 소리내어 웃고 있었다
이렇게 기분 좋은 선물은 처음이라며 입으론 웃고 있으면서
눈에선 눈물이 줄줄 흐르고 ...

밤늦게 그이의 아지트로 가는 차안에서
그이가 넌지시 한마디 한다.

"우리집 보물이 생겼어. 평생 보면서 살게 될거야"
"뭔데? 뭔데 없던것이 생겼다는거예요?"
그이가 턱으로 가리키는 곳엔 책 한권이 놓여 있었다.

"아! 그때 얘기한 잡지사에서 책이 왔구나!
내글을 싣는다던 그잡지..."
"아니야, 제목이 雪里던걸! 지은이는 자기구."
"예?"

깔끔한 표지의 책 하단엔 선명하게 "지은이 ㅇㅇㅇ"
분명하게 내이름이 써 있었다.

이게 무슨 황당한 일이란 말인가?
얼른 내용을 보려 갈피를 여니 거기엔 낯설지 않은 글들이
날 보며 웃고 있었다.
머릿말은 없고, 맨 뒷장으로 가니 맺음말.

"첫 월급을 탔습니다. 엄마에게 멋진 선물을 하고 싶어서
고심하다 이렇게 결정을 했는데 어떠 신지요?
엄마의 크신 사랑에는 턱도 없이 부족 하겠지만 이렇게 하나씩 아주
조금씩 갚으려 노력 하렵니다.
그러러면 두분 건강하게 오래 오래 사셔야 합니다."

얼마 되지 않는 짧은 글을 읽는데도 많은 시간이 필요 했다.
눈앞이 어려서 눈물을 훔쳐내며 겨우 끝까지 읽어 내고는
난 그만 그이를 불러 대고야 말았다.

너무 행복해서,
이렇게 마음쓰는 아들이 너무 고마와서,
난 그만 그이의 목에 매달려 큰 소리로 울어 버리고 만것이다.

그동안 에세이방에 올렸던 어미의 글을 편집해서
한권의 책으로 만들어 보낸 것 만으로도 고마운데,
끝장에다 짧게 넣어준 그애의 마음에 감동해서 아니 감격해서
이렇게 몸 둘 바를 몰라 하는 나다.

아들 휴대폰으로 전화를 하니 안 받는다.
한참이나 신호가 가다가 안내 음성으로 바뀐다.
얼른 끄고 꽉찬 이 가슴의 행복을 전하고 싶어
서투른 문자 메세지를 아들에게 띄운다.
"책 고마워 정말."

조금 있으니 아들에게서 전화가 걸려온다.
"책 받으셨어요? 마음에 드세요?"
"응!고맙다, 정말로.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니?"
"이번 일요일에 내려 갈께요."

옆에 앉아 책을 펴 보고 있는 남편의 얼굴이
흐뭇함과 대견함으로 꽉 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