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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음주운전 상습범의 얼굴 공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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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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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게 늙어가는 방법 53


BY 녹차향기 2001-02-08

저 조금 전에 일어난 줄 알았거든요?
근데 지금 벌써 밤이라 바깥이 껌껌해서 모두들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는 거 ....이거 정말 신기한 일이죠?
어떻게 이렇게 시간이 빨리 지날 수가 있을까요?
어렸을 적엔 시간이 너무나 더디 지나가서 머리가 돌 뻔 했는데.
아침에 일어나 운동 다녀오고, 부랴부랴 어머님과 새 집에 들어가 생활하실 여러가지 물건을 사고, 같이 가서 이곳저곳 정리하고 그리고 집에 돌아와 맛있는 저녁 식사를 했는데 하루해가 꼴딱 저버리고 없어요......ㅠ.ㅠ
누가 저 해 좀 붙들어 매 주세요!!
제발!!

제 고등학교 친구 중에 숙이란 친구가 있어요.
그 친구는 얼굴도 예쁘고, 마음도 무척 곱고, 게다가 차분하고 머리도 좋고, 책임감도 강하고..... 이렇게 좋은 점이란 좋은 점은 다 갖고 있는데 손재주 또한 좋아서 종이접기 강사 자격을 따내더니 몇몇 문화센타에 강의를 나가고, 몇몇 초등학교에 방과후 특활수업을 맡고, 그러더니 급기야 닥종이 인형을 전수받아 얼마전엔 개인전을 열기도 했어요. 그 유명한 인사동의 인사갤러리에서.

이 착한 친구의 남편 또한 착하기 그지없어서 그 부부를 볼 때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법없이도 산다'
는 말이 그렇게 딱 들어맞을 사람들이야...하고요.

하지만, 지지리 따라주지 않는 복이 딱 하나 있는데 그건 바로 돈 복이지요.
수년간 다니던 은행을 그만두고 남편이 몇몇 사업에 손을 댔는데 너무 사람이 좋다보니 그만 자기 이익보다는 다른 사람들, 동업자들,관련업자들에게 싫은 소리듣기 싫어 좋게좋게 처리하다보니 계속 손해만 거듭보고, 하는 일마다 운이 따라주지 않았어요.
그래두 얼마나 해맑은 웃음을 하고, 유머를 잃지 않는지 다들 너무나 존경스럽고 놀라운 사람들이야...하고 경하했었죠.

생활에 압박이 점점 가해오자 제 친구 숙이는 예전에 다니던 은행에 다시 아르바이트(수입이 일정치 않은 강사직보다는)를 시작했어요.
보통 그런 상황이 계속 반복되면 아내가 남편에게 바가지를 긁기 마련이잖아요?
하지만, 제 친구 숙이는 결코 그런 내색이 없어요.
가장으로서 제 가족을 위하려고 일하다보니 그렇게 된 일인데 어떻게 거기다 대고 돈걱정을 하고, 바가지를 긁을 수가 있냐는 거예요?
'힘들지?'
라고 물어보아도, 아냐, 괜찮아...하며 오히려 제걱정을 해 주는 친구랍니다.

오래도록 손잡고 걸어가야 하는 남편.
어떤 눈으로 쳐다보고 어떻게 대접해 주어야 하는지 이 친구에게서 배우려고요.
없는 살림에도 시어머님께 한달에 십만원씩 용돈 꼭꼭 챙겨드리고, 시동생, 시누이 일에도 그저 큰언니처럼, 큰누나처럼 관대한 마음으로 베풀고 살고 있는 내 친구 숙이...

달님, 보이시죠?
보고 계신거죠?
부디 올해는 다시 시작한 사업이 잘 이루어져서 돈벼락을 맞게 해 주셔야 해요.
착한 사람들만 그저 손해보고, 선량하기 때문에 뒷전으로 물러설 수 밖에 없는 사람들에게 언젠가는 꼭 복 받는 삶이 있다는 증거를 보여주셔야 하잖아요.

달님!!
보고 계셨던 거죠?

올해는 좋은 일만 그득 넘치기를 간절히 빌어봅니다.
아름다운 달님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