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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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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이 만큼 앞서가려는 남편?


BY agadacho 2001-02-07

나와 남편은 동갑내기다.

우리는 지난 10년간 남편의 사업시작으로 엄청시리 호되고 매운 정신적.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왔다. 한국에서의 사업이 잘 되지 않자 남편
은 가까운 외국으로 날아가 어떻게하든 사업으로 성공을 하여 보겠다고 서울의 집은 뒷견으로 밀어놓고.....

남편에 대한 원망을 가슴 가득 안은채 서울에서 외로워하며 힘들어하며 눈물을 펑펑 쏟아가며, 어떻게 어떻게 숨 쉬기도 힘든 시간들 속에서 마음에 천국과 지옥을 쌓아 올렸다 허물다 하며 10년 세월을 용케도 견뎌왔다.

새로운 세기가 시작된다는 2000년 우리집에도 2000년 대희년의 밝은 빛이 그 서광을 내리쏟아 주었는지, 새로운 품목을 들고 한국에서 새로운 판로를 ?아보겠다고 잠시 한국에 들어온 남편은 다시 외국으로 나갈 수도 없는 절박한 상황으로 내리몰리게 되었고, 최악의 우리 부부의 갈등이 한껏 고조되어가는 상황에서 정말로 극적으로 우리 남편은 모 정부기관의 계약직으로 일하게 되었고... 여러 우여곡절 끝에 우리 두 부부는 다시 신혼보다 더 달콤하고 가슴 푸근한 시간을 가지게 되었는데.....

10년 세월의 상흔은 나를 아주 자신없고 소심하고 현실안주적인 50의 아줌마로 변모시켜놓은 반면, 나의 남편은 마르지 않는 정열의 알라딘 램프를 가슴에 품고 사는지 그 험한 세월에도 기하나 꺽이지 않고 회사일은 회사일대로, 영원히 포기할 수 없는 사업은 여전히 호시탐탐 알아보고 다니고.....

급기야는 나가 있던 나라의 말을 더 확실히 배워야겠다고 방통대에 원서를 내고야 말았다. 같이 하자는 남편의 말에도 나는 이래 저래 걸리는 여러 이유를 핑계로 뒷견으로 물러나 앉고... 가슴 속에는 야릇한 질투와 뒤쳐짐의 불안이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남편에 투정이 심해지고... 까닭모를 현실에 대한 원망으로 얼굴은 내천자를 그려가고...

스스로 생각해도 참 한심한 나 자신이다.
아~이~ 바보같이 이러고 있지 말고, 이제 서서히 불어오는 춘풍따라 나도 활개를 쳐보아야겠지? 서울은 넓고 배울 것은 많다? 돈 안들고 신나게 뭐 배워볼 것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