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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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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 오랫만에 목놓아 웃었다..


BY phhs423 2001-11-18

이른 저녁이었다.
부랴부랴 애들 씻기고 옷입히고 나도 얼굴에 대충 그릴것은 그리고 가야지 하면서 수선을 피운다.
모임이 있다.
고향 동문회라고 칭하자.
몇년만에 보는 얼굴들인지...
같은 지역에 살면서도 밥 한끼 먹기가 그렇게 쉽지 않았단 말인가.
후배랑 동창이랑 시내 고깃집에서 만나기로 했다.신랑들은 빼고만나기로했다.
애들을 모두 데리고 가야 하기에
정신이 없다.
나는 애들이 셋이나 되기때문에 남들보다 일찍 서들러야 한다.
큰애 둘이 먼저 옷입혀서 밖에 나가 놀고 있으라고 하고 막둥이는 나랑 같이 씻고 옷입고 서둘러 나갔다.
후배가 집앞까지 직접 이 몸을 모시러 왔다.
약속장소에 가니 동창이 먼저 와 있었다.
오랫만에 보지만 낯설지가 않고 매일 만나온 것처럼 서로가 웃으면서 이야기 하는걸 보니 그래서 고향이 좋다고 했던가.
애들은 밥을 먹는둥 마는둥 실내 놀이터로 다 가고 우린 소주 한병을 순식간에 비우면서 이야기 꽃을 피웠다.
후배는 운전하기에 음료수로 소주 대신 건배를 하고 동창이랑 나는 소주잔을 손에서 놓을줄 모른다.
누가 알면 우리가 술꾼인줄 오해할라.. ㅎㅎㅎ
그동안 살아왔던 이야기, 고향 이야기, 동창들 소식듣기, 학교이야기에 우린 실로 오랫만에 아무 부담없이 목놓아 웃었다.
동창 남편이 병원에 사고로 다리를 다쳐 7개월 동안 병원에
입원해 있다는 소식을 듣고 나의 무심함에 미안해 어쩔줄 몰랐다.
종종 소식을 듣고 친목을 도모하기위해 같은 지역에 사는 동창들이 몇명 있는데 연락처를 알아서 모으기로 하고 매월 모임을 정했다.
고향이 바닷가라서 추억이 많다.
동창이랑은 비밀 추억도 많았다.
지금은 너무 유치하고 별 신기해 하지 않는 부분도 그때는 우리비밀로 하기로 하고 많은 일들을 저질렀지.
서로의 무언의 눈길 속에서도 우린 그때일을 떠올리고 미소를
교차했었다..
한참을 이야기 하다보니 시간이 많이 흘러 한달뒤를 기약하고
우린 헤어졌다.
역시 후배가 내 집앞까지 모셔주고 갔다.
실로 오랫만에 아무 부담없이 목놓아 웃었다. 눈물이 쏙 빠지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