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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아줌마들의 일상의 탈출


BY 진 2001-11-13

토요일 오후
하늘은 우리들의 탈출에 축하라도 하듯 평화롭기 그지없다
민영이 민자 명숙이 경숙이 이리해서 우린 민숙이가 된 모임이다

민영이 신랑차가 가스차이므로 우리들의 직업의식을 발휘해서
선택을 하고 우리들은 태안반도의 꽃지해수욕장을 향해 떠났다

직장이 있는 그녀들의 사정으로 오후2시께에 떠난 우리들
차창밖의 아직도 식지 않은 가을의 정경이 무르익어 있고
마음또한 아이들과 남편한테서의 떠남이 몇년만의 외출로 상기된채
부라보를 외치며 신나게 출발이다

서해대교의 사람들의 위대함을 느끼며 커피맛의 은은함을 맛보면서
마음은 한결 들떠서 떠들며 우리들은 내내 달려
우리들의 도착지인 꽃지 해수욕장이 보일무렵

햇님은 서서히 아래로 내려가고 우리들은 급하게 서둘러 내달렸다
우아~~~~~~~~~
어쩜 이리도 멋있는가
철책너머로 바다가 있고 그 가운데 할미바위와 할베바위가 있는 그곳 가운데로 빨간 불덩이라 표현할수 밖에 없는 석양이 내려 오고 있지 않은가

바다에 살았어도 이리 저녁놀을 보기가 쉽지 않았는데
빨아들일듯한 그 웅장함에 그저 입만 벌릴뿐 입밖으로 말을 할수 없다
바닷물위에 구름층이 있어 물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절정을 보지 못하겠구나 했지만 웬걸

그름층이 위로 올라가고 빨간불덩이가 서서히 아주 느리게 그러면서
신속하게도 물속으로 들어간다

순간 온 우주가 정지된양
잠시의 침묵이 흐르고
각자의 가슴속에 세월의 모양이 다르게 흘렀어도 이 순간 같은 맘이 되어 하나가 되는듯하다

고운 발의 모래밭을 거닐면서 출렁대는 파도를 보며 느리게 거닐면서 백사장을 떠났을때
나 어릴적 5일장의 그 풍경을 볼수 있었다

겨우 엿파는 사람들인데
그들의 노력이 너무 아파보인다
불쑈를 하는데 불을 먹고 불이 입속에서 솟아나오고

신기하게만 봐야하는데 어느덧 우리들은
우리들의 가장이며 남편들을 생각했나보다

그들을 뒤로 하고 해변의 특징답게
소나무로 둘러쳐진 해변가를 흑백사진을 보는것처럼
정겨움을 느끼며 걷다 우리들은 이곳의 특산물을 먹기로 결정

살아있는 대하와 놀래미로 배를 채우고
처음으로 떠난 가을여행을 다음에도 계절에 한번씩은 하자는
너무 과감한 결정을 하고 꽃지를 뒤로 하고 우리들의 안식처를 향해

그 밤에 달렸다